전통적으로 사람들은 ‘100’이라는 숫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해왔다. 태어난 아이가 100일째 되는 날 온가족이 모여 축하를 하고, 만수무강의 의미로 100세까지 살기를 기원한다. 또한 100년마다 ‘세기(世紀)’를 바꾸며, 지나간 시대를 회고하고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계획한다. 그야말로 100은 하나의 꽃, 하나의 결실을 뜻하는 상징이자 우리 마음속에서 행복을 키워가는 숫자인 것이다.

올해는 미2사단이 창설된 지 100주년이 된 해이다. 1917년 10월 26일 창설된 미2사단과 한국의 인연은 6·25전쟁 당시 부산항을 통해 참전하면서 시작됐다. 휴전 후 잠시 미국 본토로 재배치됐다가 1965년 북한군이 휴전선에 병력을 집결하고 무력시위를 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자 다시 한국에 투입되어 현재까지 주둔하고 있다. 특히 미2사단은 해외에 사단본부(의정부 캠프 레드 클라우드)를 두고 있는 유일한 미 육군 부대이자 전시 한미 연합사단의 주체이기도 하다. 두 개 국가가 연합해서 사단을 편성한 것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특별하다.

경기도와 미2사단의 인연 역시 남다르다. 현재 2017년 기준, 주한미군 2만 8천 명 중 70%가량인 약 2만 명이 경기도에 주둔해있고, 그 중 미2사단 병력만 1만 명에 달한다. 그래서 경기도는 올해로 창설 100주년을 맞은 미2사단과의 인연을 다시 한 번 회고하고, 건설적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길 희망한다.

그동안 주한미군이 국가안보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상당한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미군기지 주변 개발제한, 소음피해, 미군범죄 등의 미군주둔을 둘러싼 문제가 종종 발생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들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에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미2사단을 포함한 주한미군과 지역사회 간 갈등 해소 및 협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2년도에 첫 회의를 시작한 한미협력협의회가 대표적이다. 이 협의회는 현재 경기도 행정2부지사와 미2사단장을 공동의장으로, 시·군 부단체장, 주한미군 주요 지휘관 등 40여 명의 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사회 현안문제 140여건을 협의하고 해결했고, 특히 올해 4월 열린 제19차 회의에서는 동두천 소재 주한미군 모빌 캠프의 조기 반환을 협의하는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주둔 지역의 대학인 경민대, 신한대, 평택대 등과 협력해 전입 주한미군 장병들의 한국 문화 적응을 돕고, 이를 통해 각종 사건사고 등을 예방하는 ‘한국어·역사·문화 강좌’ 프로그램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약 3천여 명의 미군 장병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판문점, 전쟁기념관 등과 같은 안보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주한미군이 한국의 분단현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급박하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용산의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 앞으로 경기도 역할이 더 중요해지리라 생각한다.

올해 4월 식목일을 앞두고 마틴 미2사단장과 함께 의정부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 한미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홍단풍’ 한 그루를 심었다. ‘홍단풍’은 추위에 강하고 사시사철 본래의 색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한미 간의 우정도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변치 않고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특히 올해가 미2사단 창설 100주년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었다.

앞으로 경기도는 주한미군과 굳건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에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나도 좋아하지만 주한미군도 좋아하는 말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

김동근 경기도 행정2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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