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부지 속 경기도 신청사의 얘기가 짓니 못 짓니를 놓고 언쟁 속에 있다가 잠잠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2천544억 원 규모의 건립공사 수주전에 뛰어든 3개 컨소시엄 중 입찰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건설 기술심의위원회 구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결국 경기도 관급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경기도청 신청사 건립사업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인즉, 건설 기술심의위에 국토부 중앙건설 기술심의위원 참여를 검토하는 경기도와 도 심의위로도 충분하다는 경기도의회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다. 하지만 경기도는 무려 총사업비만 해도 수천억 원이 들고 부지면적도 방대한 최대규모 건설사업을 단 50명으로 구성된 도 건설 기술심의위만으로 심의하기에는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집약하자면 경기도 건설 기술심의위원회 조례상 전체 위원의 40%까지 외부 위원의 참여가 가능한 만큼 중앙위원을 일시적으로 위촉하는 방식으로 인원을 늘려 심사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알려졌다시피 지금 경기도청 신청사 건립사업에는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를 통과한 대형 건설사 3곳의 컨소시엄이 입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각 컨소시엄마다 참여하는 업체만 6∼7개사가 된다. 그리고 20여 개가 넘는 건축·조경·전기·통신·소방업체들이 단일 관급공사로는 최대 규모의 사업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워낙 공사 규모가 방대해지다 보니 생기는 일이다. 당연히 건설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에 적극적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괜한 오해를 피하기라도 하듯 입찰 심사를 맡은 경기도의 입장은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도의 입장은 중앙위원들의 참여 여부가 경기도에서 국토부에 요청해서 진행되는 사안으로,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으로 물론 도 심의 위원들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중앙위원 참여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우리 역시 이런 도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일면 이해하고 있다. 워낙 유례없는 대형 사업이기에 보다 신중한 심사를 위해 인력 풀을 늘리려고 마련된 것으로 판단되면서다.

문제는 도의 이런 생각에 경기도의회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어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경기도의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사업에 무슨 이유로 중앙위원을 참여시키냐는 것이 요지다. 그러다 보니 일부 도의원들은 광교 신청사 건립이 자존심으로의 연결로 중앙위원들이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뜻이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도내 건설 사업을 도 심의위에서 일임해오다 신청사 건립사업에만 중앙위원을 참여시킨다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인데 이 역시 어긋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정작 문제는 도의회의 반대가 지속면 오는 6월 착공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도와 도의회의 입장차가 우선 좁혀져야 한다. 예산 관련해서도 그렇다. 버리면 얻는 공식을 양측 모두가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절차를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엄중한 사실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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