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연수구 청학동에 있는 외국인 묘지를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외국인 특화묘역으로 옮겼다.

인천시는 22일 전국 최초로 외국인 특화묘역으로 묘지를 옮기고 스페인,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중국 등 7개국 대사들과 합동안장식을 가졌다.

이번에 옮겨진 묘지는 1883년 인천항 개항 후 개화기에 인천에서 체류하다가 숨진 선교사·의사·군인·세관원 등 외국인 66명의 묘지다.

인천에서 의료선교로 널리 알려진 성공회의 엘리 랜디스 박사, 인천 해관의 오례당, 세창양행의 행켈, 타운센드상회의 윌터 타운센드 등 인천과 인연을 맺은 유명 인사들도 이곳에 안장됐다.

이전 발굴작업 중에는 선교사 랜디스의 무덤에서 100여 년 전에 사용된 십자가 장신구도 발견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주한 미국대사관과 협의를 거쳐 이 유물을 2020년 개관 예정인 뮤지엄파크 개항관에 전시하기로 했다.

이 유물은 개항기 인천에서 활동한 외국인의 몇 안 되는 실물자료로 학술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가족공원 외국인 특화묘역은 우리나라 개항기 활동했던 외국인들의 헌신을 기리고 역사적 가치를 보존해 시민 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정기자/ck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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