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대통령에 대한 그리움 표현…"참여정부 뛰어넘겠다"
진보·보수 아우르는 '모두의 대통령'…국민 통합에 방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지난 진보·보수 정부에 대해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앞으로 국정운영의 키워드가 '통합'이 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추도식에서 문 대통령은 먼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낭독한 추도사 곳곳에는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과 그를 향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어디에선가 우리 가운데 숨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 노 전 대통령의 이상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한 과정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그의 마지막까지 지켜야 했던 심정도 추도사에 녹아들었다.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라고 말한 것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정치 현실에 분노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다져왔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고 노무현 정부를 뛰어넘는 것이야말로 노무현의 꿈을 부활시킨 '깨어있는 시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는 판단 아래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개혁 드라이브를 가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를 스스로 다짐하듯 "문재인 정부가 못다 한 일은 민주정부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개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어느 한쪽의 대통령이 아닌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고집하지 않고 국민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면서 노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 국민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뜻으로 읽힌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둘도 없는 친구로서 추도식에 참석할 수 있었으나, 대통령직에 오른 이상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만 참석할 경우 보수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국민 통합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듣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며 "국민 통합을 위해 대통령께서어려운 결정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
관련기사
- 文대통령 "실패하지 않겠다…참여정부 넘어 나라다운 나라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고, 우리가 함께 꾼 꿈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
- 노건호 씨 아버지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삭발 참석 눈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 아들 노건호씨가 삭발을 하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양희은의 상록수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故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추도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권양숙 여사가 참석했다. 전·현직을 포함해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주요 자치단체장도 대거 참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등 참여정부...
- 홍준표, 4대강 감사에 "그들은 노무현 자살을 MB탓으로 여긴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감사' 지시와 관련, "그들은 노무현(전대통령) 자살을 MB(이명박 전 대통령) 탓으로 여긴다"며 "이런 식으로 나라 운영을 하면 이 정권도 곧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4대강 사업은 치산치수의 전형으로 훌륭한 업적이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에는 홍수와 한해(旱害·가뭄 피해)가 없어졌다"며 이같이밝혔다. 홍 전 지사의 '자살 발언'은 노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 직전에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
- 부침 끝 9년만의 정권교체…친노, 뜻깊은 盧 서거 8주기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는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소회는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부침(浮沈)을 거듭하다 마침내 지난 5·9 조기대선에서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친구인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서 숙원이었던 정권교체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물론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친노직계 인사들은 새 정부 초기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친노진영이 다시 핵심 세력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향후 5년간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핵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