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빈 아파트나 단독주택은 감소하고 있으나 개발이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빈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은 오히려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아파트보다 건축허가가 쉬운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이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곳곳에서 과잉 공급되는 경향이 있어 앞으로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경기도 및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도내 빈집은 14만4천893가구이다.

아파트가 8만1천184가구, 단독주택이 1만1천393가구, 연립주택이 9천474가구, 다세대주택이 4만1천242가구,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이 1천600여가구였다.

평택시가 1만7천여가구로 도내에서 가장 많고, 다음이 화성시 1만4천500여가구, 안산시 9천600여가구, 용인시 9만1천여가구, 수원시 8천500여가구 순이었다.

이같은 도내 총 빈집 수는 5년 전인 2010년 말 15만4천99가구보다 6.0%(9천206가구) 준 것이다.

단독주택 빈집이 3만1천648가구에서 1만1천393가구로 64.0% 감소하고 아파트 빈집도 12.5% 감소했다.

하지만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의 빈집 수는 같은 기간 2만7천902가구에서 5만716가구로 무려 81.8%나 급증했다.

전체 빈집에서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0년 18.1%에서 2015년 35.0%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빈 연립주택 및 다세대주택의 증가는 평택과 수원 등 개발이 활발한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평택시의 경우 총 빈집이 2010년 9천462가구에서 2015년 1만7천86가구로 80.6% 늘어나는 사이 빈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은 1천551가구에서 6천617가구로 무려 326.6%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안산지역에서도 전체 빈집이 109.0% 늘어난 반면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은 214%나 늘었고, 수원시와 용인시에서도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빈집이 같은 기간 43.5%와 92.4% 급증했다. 화성시내 빈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도 56.2%가 늘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이 아파트 건축보다 주차장 확보와 학교시설 등에서 건축허가가 쉬운 상황에서 수요를 적절히 고려하지 않은 채 건축이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택의 경우 주한 미군 이전을 염두에 두고 다세대주택 등의 건설이 한동안 경쟁적으로 이뤄진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와 달리 연립과 다세대주택이 과다하게 신축될 경우 도심지 내 주차난을 악화시킬 수 있고, 학교 등 교육시설 등에서도 문제를 불러올 수 있을 뿐 아니라 빈집이 늘어나면 범죄등에도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미군 기지 이전에 맞춰 지역 내에 연립과 다세대주택이 많이 건설됐으나 주한미군 이전이 늦어지면서 빈집이 크게 늘었다”며 “주한 미군들이 평택으로 모두 이전하면 빈 연립주택 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재용·채태병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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