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김용학 후보 부적격 결정… 남지사도 판단 보류

▲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경기도시공사 본사의 모습. 조태형기자
경기도시공사 사장 공석사태가 장기화되며 공사의 현안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2조2천여억 원에 달하는 올해 신규 지역현안사업들이 경기도의회 계류 중이거나 심의를 앞뒀지만, 지난 3월 이후 단 한 건도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도의회가 김용학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경기도에 전달하며 공이 넘어갔지만, 남 지사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남 지사의 입장에서는 현안사업 진행을 위해 도의회 반발을 무릅쓰고 김 후보자를 임명하기에도 부담스럽고, 차기 사장 후보자를 물색하더라도 잔여임기 보장이 어려운 ‘계륵’(鷄肋) 같은 상황이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도의회로부터 전달 받은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의견서를 남경필 지사에게 보고했다.

앞서 도의회는 태극기 집회 참여, 업무 연관 기업 재취업 등으로 논란을 빚은 김 후보자가 ‘부적격’하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공사 노조 또한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한 보이콧 및 임명 시 퇴진운동을 예고했다.

공사 안팎으로 반대여론이 들끓으며 최종 임명권자인 남 지사는 진퇴양난에 처했다.

도의회와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를 임명하자니 후폭풍이 예상되고, 다른 카드를 꺼내들자니 후임 사장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아서다.

경기도시공사 사장의 정식임기는 3년이지만, 지금까지 관행상 임명권자인 도지사가 바뀔 경우 산하기관장들도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아직 내년 재선 도전 여부도 결정하지 못한 남 지사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초 남 지사는 이날 김 후보자의 선임 여부를 정할 예정이었지만, 끝내 결정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공사가 계획 중인 신규사업 추진도 난관에 부딪혔다.

공사는 올해 ‘안양냉천주거환경’(8천271억 원), ‘광명시흥 첨단R&D단지’(4천536억 원), ‘포천디자인빌리지’(1천313억 원), ‘고양 방송영상문화 콘텐츠밸리’(6천738억 원) 등 2조2천155억 원 규모의 5개 신규사업의 본격 추진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최금식 전 사장의 조기 퇴임 이후 안양냉천과 고양방송영상밸리 사업 동의안이 도의회에서 연달아 보류되며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경기도시공사가 사업비 200억원 이상의 신규투자사업을 벌이려면 도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도의회는 양 도시개발사업의 교통대책 및 이주자대책 미진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 전 사장의 퇴임 당시 도의회와 사전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던 부분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란 후문이 돌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최근 공사는 부채비율이 대폭 감소하고, 8년만에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등 취임 20주년을 맞아 신규사업에 활력이 돌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사장 공석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장기화될수록 보상비용 등도 높아져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황영민·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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