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구술·면접이 합격을 결정짓는 입시 요소로 급부상하면서 구술·면접에 대한 수험생의 문의가 늘고 있다. 구술·면접은 면접관과 지원자가 직접 만나 의사소통을 하는 대화 형식의 시험이다. 주로 면접관이 질문하면 지원자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치러지지만 경우에 따라 지원자들끼리 토론을 하는 경우도 있다.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수험생들은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혹은 대학에서 출제한 면접 문제를 바탕으로 구술시험을 치른다. 구술·면접은 서류 심사를 통과한 학생들의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에 수시전형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대학 고사에 해당한다.

학교마다 출제 형식이나 특징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지원자의 인성과 적성을 평가한다. 지원자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지성인으로서 바른 리더십과 그에 필요한 성품들을 지니고 있는지, 지원하는 분야에 적합한 소질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학교 및 학과의 인재상과 부합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여 평가 항목에 점수를 기재한다.

구술·면접의 평가 영역을 더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인성 영역에서는 지원자가 학문을 하기에 바른 인성을 갖추었는지, 주어진 문제나 질문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드러내는지, 이를 종합했을 때 우리 학교(학과)에 꼭 필요한 인재인지 등을 평가한다.

적성 영역에서는 주로 교과 및 전공과 관련한 학업 능력을 평가한다. 지원자의 적성이 지원한 학부(학과)에 부합하는지, 전공을 하는 데 필수적인 수학적 능력을 갖추었는지, 그 지식의 깊이는 어느 정도가 되는지 등을 두루 평가하는 것이다.

구술·면접의 특징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논리성이다. 구술·면접은 말로 하는 논술이다. 논술은 자기 생각이나 주장에 합리적인 근거를 뒷받침하여 쓰는 논리적인 글이다. 구술·면접도 논술처럼 논리적인 특징을 띠고 있다. 지원자가 질문에 대답할 때 평소 자기 생각을 바탕으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치에 맞는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술·면접을 말로 하는 논술이라고 한다.

두 번째 특징은 신중함이다. 쌍방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취하는 구술·면접에서는 이미 답변한 내용을 수정하기 어렵다. 이것은 말의 속성 때문인데, 말은 음성에 의해 순간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주워 담거나 처음으로 되돌려 수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답변 후 ‘이게 아니다’ 싶어서 발언을 번복할 경우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고 신뢰성이 떨어져 감점의 우려가 있다. 따라서 지원자는 질문에 집중하여 신중한 태도로 답변해야 한다.

구술·면접을 지도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스피치 기술을 먼저 익히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스피치 기술도 필수적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하는 태도와 내용이다. 어떠한 자세와 태도로 임하느냐와 무엇을 말하느냐가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자기소개서 작성을 통해 자신에 대한 탐구를 충분히 한 다음, 기출과 예상 문제를 토대로 스피치 기술을 익혀도 늦지 않다.

학교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고 학부나 학과에 따라 갖추어야 할 지적인 역량이 다르므로 학생부전형으로 대학에 갈 계획이 있는 학생이라면 평소에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인재상과 학과의 특성을 미리 조사할 필요가 있다.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미리 작성해 본 다음, 면접관의 입장에서 예상 질문을 뽑아 보고 이에 대한 답변을 미리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주 잠깐 치러지는 시험이라고 생각하여 구술·면접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 이는 학생부전형에서 변별력이 매우 높은 고사이기 때문이다. 서류 합격자 발표가 난 다음에는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평소에 대비해 두어야 합격률을 높일 수 있음을 명심하자.

최영신 경희대 평생교육원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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