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교체육과 운동부 육성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이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클럽 활성화와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접할수 있는 아카데미 신설, 학생 선수들의 학업성취도 제고 방안 등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어서다. 우선 도교육청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온 학교스포츠클럽이 변질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년부터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불참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당초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은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생활화 하기 위해 대중적인 종목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체육 종목들을 채택해 학교중심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참여 학생수가 증가하면서 운영 또한 학생들에게 점진적으로 이관되는 등 수혜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태에서 전국대회 참가로 인해 경쟁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는 2008년부터 개최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아 종목수도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군 교육지원청 대회를 거쳐 경기도 대회서 입상한 학교가 전국대회에 출전함으로써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하는 시도대항 대회와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선수 학생이 아닌 일반 학생이 출전할 뿐 경쟁을 통해 순위를 산정하는 방식은 같다는 이유다.

이로인해 학생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별도의 훈련을 함으로써 전체 학생을 위한 스포츠클럽이 오히려 소홀해지고 일부 학생들에 의해 엘리트화 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도교육청이 일선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스포츠클럽과 관련한 설문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응답자의 90%가 ‘전국대회 및 도대회’가 아닌 ‘교내 및 지역대회’를 가장 의미있고 활성화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도교육청은 앞으로 교육부와 전국대회의 발전적인 방안이 모색돼 다시 참여하는 상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대표가 아닌 학교별로 참가하는 것은 막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올해 초·중·고 2천337개교에서 150만여 명의 학생이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해 99억2천700만여 원의 예산을 편성해 그 규모를 짐작 할 수 있다.

특히 변화의 바람은 그동안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엘리트 운동부 육성과 운영에도 불고 있어 다소 숨통이 트일지 관심사다. 현재 대다수의 교장들은 학교 운동부 육성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내서 가장 많은 팀이 육성되고 있는 축구의 경우 최근 수년간 학교 밖에서 육성되는 클럽팀의 창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학교팀의 경우 정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 운동부 육성의 어려움을 알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도교육청이 엘리트 선수들의 수급과 학생들의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증가하고 있는 폐교 등을 활용한 일종의 ‘아카데미’신설을 도내 시군과 추진하고 있다. 지역특성에 맞는 종목을 선택, 학생들에게 스포츠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자연스럽게 엘리트 선수들로 흡수한다는 방안이다. 현재 화성시와 테니스 및 펜싱 종목의 아카데미 신설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도체육회 경기단체 관계자들에게도 이 같은 방침을 알리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여기에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체육중점학급’의 활성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히는 등 시대적 상황에 부응하고 있어 다행이다. 체육중점학급은 2014년도부터 교육부가 시범, 운영하는 것으로 운동부 학생과 체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로 반을 편성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현재 도내에서는 동두천 신흥고와 용인고서 운영하고 있다. 도입초기라 아직 전체적으로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학생들의 눈높이가 엇비슷하고, 동질감을 갖고 있어 수업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수업방식도 오전수업은 일반학생과 같은 국·영·수 중심으로, 오후에는 체육 수업과 체육 심화 과정으로 편성, 운영해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에도 부합된다. 이러한 변화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누구보다 학교장이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할지라도 운영자에 따라 성패여부가 달리지듯 수혜자 중심의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과 운동부 육성의 성공은 학교장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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