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관리에 예산지원 6억 불과...도로 끊기고 잡풀 무성 흉물방치

▲ 중부지역의 극심한 봄 가뭄으로 주요 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8일 오후 안산시 금광저수지 바닥이 들어나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다. 이번 가뭄은 오는 6월 중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가들의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노민규기자
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이 흐르는 여주지역에 3개의 보(洑)가 생긴 뒤 조성된 수변공원 등 시설들의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점동면 삼합리 지역의 농민들은 농업용수로 사용했던 개천이 보가 생긴 뒤 말라버려 모내기 철인 지금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여주시 등에 따르면 현재 여주지역의 이포보와 강천보, 여주보는 한국수자원공사의 관리를 받아 상태가 양호하지만 수공의 관리를 벗어난 수변공원과 자전거 도로, 준설토 적재 지역 등은 거의 방치 수준이다.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14개의 지구가 조성된 수변공원은 국토교통부 산하 서울지방 국토관리청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 여주시 준설토 적치장에 성곽을 방불케 하는 크기로 준설토가 쌓여있지만 유실을 막기 위한 그물망이 크게 훼손돼 있다. 김현우기자

조성 후 첫 지원이 된 2011년에는 23억 원의 예산이 내려와 관리가 잘 됐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매년 예산이 깎여 2015년 12억3천100만 원, 2016년 6억3천700만 원, 2017년에는 6억 원이 지원됐다.

국토부에서는 예산만 내려보내고 유지관리는 여주시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수변공원 14개 지구를 6억 원의 예산으로 관리를 하려면 1곳 당 매월 350여만 원으로 관리를 해야한다.

여주시 입장에서는 이렇다할 유지·보수는 꿈도 못꾸고 겨우 보존만 하고 있으며, 어두워지면 조명을 켜 이 곳이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수변공원 이라는 것을 알리고만 있다.

수변공원 사이의 자전거도로는 수원국토관리소도 관리 주체로 이름을 올려 놓고 있지만 보 인근을 제외하고서는 도로가 끊기거나, 잡풀이 우거지는 등 안전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여주시청 남한강사업소가 관리 주체인 준설토 적치장은 2010년 당시에는 19곳이었지만 현재는 10곳으로 줄어들었다.

9곳의 준설토는 판매가 된 곳이지만, 적치장 2곳은 준설토의 품질 문제 등으로 소송중이며 2곳은 현재도 복구중이다.

여주시는 10곳의 준설토 적치장에 매년 약 30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적치장이 기존에는 농사를 짓전 논·밭이었기 때문에 땅 주인들에게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여주시는 현재 준설토의 매각 금액으로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하지만 판매된 준설토는 전체 준설토 중 약 35%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남아있는 준설토는 언제 판매가 완료 될 지는 미지수다.

▲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여주시 남한강 일대에 설치된 14곳의 수변생태벨트에 사람 발길이 끊긴 채 농구 골대만 덩그러니 서있다. 김현우기자

4대강 사업의 목적 중 하나였던 가뭄예방 효과는 여주시를 비켜갔다.

강천보가 생긴 뒤 남한강 본류와 만나는 청미천 물이 전부 고갈돼 현재는 강바닥이 보이고 있어 더 이상은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물이 흘렀을 당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청미천 모래사장이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며 남한강 바닥 6m가량을 파내자 역침식이 일어나 청미천 상류 쪽으로 모두 떠내려가 없어졌다는게 그 이유다.

여주시의회 이항진 의원은 “약 40㎞에 달하는 구간을 6억 원으로 관리하라는 게 말이 안된다”며 “4대강 사업은 사업 이후 남한강에서 나오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부터 가뭄현상까지 현재진행형인 재앙”이라고 말했다.

김현우·채태병기자/kplo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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