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공식 발표한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 전말

 

▲ 지난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한 문 대통령(오른쪽)을 수행하는 한민구 국방장관(왼쪽)과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국방부가 국가안보실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사드 발사대 4기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된 사실을 의도적으로 누락했으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문의에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 국방부, 안보실 보고서서 추가반입 사실 제외 =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국방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사드가 우리나라에 전개돼 있다는취지로 포괄적으로 기술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이 문구가 빠졌다.

 청와대는 전날 위승호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 군(軍) 관계자를 불러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의도적 보고누락"으로 판단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고서 내용에 대해 "구체적 내용은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그 보고를 들은 분이 그 내용(사드 발사대 추가반입)을 인지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靑, 26일 최초인지…정 실장, 28일 한 장관에 1차 확인 = 지난 21일 임명된 정의용 안보실장은 26일 위 정책실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24일 선임된 이상철 안보실 1차장과 김기정 안보실 2차장도 자리하고 있었으며 보고내용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사드 장비 반입 보고 누락 파문과 관련해 "(조사) 결과를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

 이에 따라 이상철 1차장은 26일 오후 7시 30분께 업무보고에 참석했던 한 국방부 관계자를 사무실로 불러 세부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드 발사대 4기가 비공개로 국내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이상철 1차장은 27일 정 안보실장에게 이런 사실을 보고했다.

 ◇ 한 장관, 안보실장에 확인 안해줘…文대통령이 직접 전화 = 정 안보실장은 28일 한 국방부 장관과의 오찬에서 '사드 4기가 추가로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물었으나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고 윤영찬 수석이 밝혔다.

 청와대는 정 실장의 질문이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로 반입됐느냐"고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안보실장은 2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은 국방부 보고서 외에 사드 4기 추가반입 사실을 담은 별도 보고서도 작성했다.

 문 대통령은 정 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배치가국민도 모른 채 진행됐고 새 정부가 들어서 한미 정상회담 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임에도 국방부가 이런 내용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나름대로 내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생각도 정리"(청와대 고위관계자)한 뒤 30일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반입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이어 조국 민정수석과 정 안보실장에게 철저히 진상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전날 오후 3시 30분 이런 지시 사항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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