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받았다는데 아는 사실 없어"…주요 혐의 부인 전략 예고
정씨는 이날 오후 4시 21분께 검찰 승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가 있는 10층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정씨를 상대로 ▲ 이대 부정입학·학사비리와 관련된 업무방해 혐의 ▲ 삼성의 승마 지원 등 제3자뇌물 혐의 ▲ 독일 부동산 구입 등과 관련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경숙 전 학장 등을 기소하면서 정씨를 업무방해 혐의 공범으로 입건했으나 수사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정씨 사건 처리를 검찰에 넘겼다.
아울러 검찰은 삼성이 독일 법인인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로 개명)로 보내준 돈78억원가량이 대부분 정씨를 위해 쓰인 점, 정씨가 어머니 최씨와 더불어 코어스포츠의 주주였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삼성 측의 자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정씨의 관여 여부를 규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정씨는 자신 명의로 비덱스포츠 법인이 소유한 독일 비덱타우누스 호텔 인근에 주택을 샀던 것으로 알려져 구입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국환 거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정씨는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장기간 지켜본 인물로 알려져 그가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그의 진술 내용에 따라 사실상 종결된 관련 수사가 전면 재개될지도 관심사다.
정씨는 덴마크 현지 언론 인터뷰와 범죄인인도 청구 거부 소송 과정에서 승마 특혜 지원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 어머니 최씨가 모든 일을 처리했고 자신은 모르는일이라며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한 바 있다. 따라서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정씨는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에도 "제가 모든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아는 사실이 별로 없다"면서 검찰 조사를 앞두고 단단히 방어막을 치는 듯한 모습을보였다.
그럼에도 최순실 게이트 '내부 고발자' 중 한 명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씨는 여과 없이 얘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정씨가 의도하던, 그렇지 않든 간에 의외의 진술을 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이날 자정 무렵까지 정씨를 조사하고 일단 구치소에 보내 휴식을 취하게한 뒤 내달 1일 정씨를 다시 불러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씨의 체포 시한은 2일 오전 4시 8분까지다.
검찰은 조사 대상 의혹이 광범위하고 정씨가 국정농단 수사 본격화 이후 해외에서 도피 행각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도주 우려 등을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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