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은 지난 2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전남드래곤즈를 상대로 진행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혹자는 0-3으로 뒤지다, 2-3으로 따라 붙었으니 선전했다는 평가를 한다.

또 최근 인천축구전용구장의 FIFA(국제축구연맹) U-20월드컵 개최로 인천은 한달 이상 장기 원정전을 떠나 있어 피로감이 많았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13라운드간 1승 5무 7패를 기록했다. 개막 후 수차례 심판 판정의 불리함은 있었다. 외적인 요인을 따지기 이전 인천은 이길 준비가 돼있을까.

현장 전문가들은 최전방 공격수의 실패라고 말한다. 지칭되는 이는 지난해까지 활약하던 케빈 오리스를 대신해 입단한 달리다.

달리는 현재까지 무득점이다. 구단은 달리가 공중볼과 섬세한 플레이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공격전개가 수월하지 않다. 측면 공격수 역할을 해야 할 웨슬리가 최전방에 위치해 공격을 이끌 때가 많았다. 화제를 불러온 문선민 역시 고군분투하지만 자신의 드리블과 패스를 이어줄 파트너의 부재로 놓친 찬스도 많았다.

중앙 미드필더도 김경민, 이학민, 김도혁 등이 부진을 겪고 있다. 중원 압박, 그리고 패스 전개에서 여러차례 실수가 남발되며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대체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것.

선수층의 문제다. 인천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대규모 선수단 감축을 단행 했다. 필요할 선수만 데려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축구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격차가 크다”며, “상대 입장에서는 인천이 어떻게 나올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귀띔 해줬다.

인천 구단이 옅은 선수층으로 인해 기용의 폭은 한정적이며, 상대 구단들도 인천을 어려워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팬들 역시 여름 이적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팬 유정우(28)씨는 “외국인 선수들도 시원치 않고, 골키퍼와 전방의 몇몇 선수만 분전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한 뒤, “여름에 기량이 탄탄한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 이상 경기력 향상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다”며 단호히 말했다.

이기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적이다.

대학, 고교축구에서 이름을 날렸던 이정빈, 김진야 등이 입단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프로무대 적응 기간은 더 필요하다. 열쇠는 선수단 구성에 결정권을 쥔 프런트가 쥐고 있다.

지난 시즌 인천은 프런트의 노력과 선수단의 선전으로 관중동원력 7위를 기록했다. 2015년보다 평균 1천 2백여명 증가한 6천100여 명으로 인천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올해 역시 홈 5경기를 찾은 관중 수는 평균 8천217명으로 2천여 명 더 들어찼다. 프로축구 전체 5위 기록이다. 인기 구단이라는 수원삼성보다 평균 600여 명 더 많다. 성적만 뒷받침 된다면, 인기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프로는 성적이 흥행을 좌우한다.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담은 내용보다, 이겨야한다.

인천 지역 축구 관계자는 “인천시민들의 갖는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순위에 대한 변동이 없다면 관중동원력도 현재 순위와 같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A매치데이 기간으로 휴식기를 갖는 인천은 다음달 18일 상주전을 통해 인천축구전용구장 복귀 신고식을 치른다.

이후 3-4일 간격으로 5연전을 치른다. 프런트가 결정할 시간이 많지 않다. 팬, 축구전문가 모두 같은 의견을 보이는 가운데 오는 7월 1일부터 열리는 여름 이적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길호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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