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검사 진행 중 심박수 저하 2~3시간 심폐소생술 처치 중 숨져
병원, 사과 후 '잘못 없다' 번복...경찰, 부검결과 토대 조사 방침
안산의 한 대학병원이 생후 71일 된 영아를 상대로 과잉진료에 나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안산 K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생후 71일 된 A군이 안산 단원구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일 오전 0시 40분께 숨졌다.
A군의 부모는 이날 아이한테 미열이 발생해 집 근처 소아과를 방문했다가 “아이의 상태는 좋은 편이지만 100일 미만의 아이가 열이 난다면 면밀한 진료가 필요하니 대학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이 대학 병원을 찾았다.
A군은 이 병원에서 X-레이 촬영 후 채혈검사 후 심박수가 미약해져 심폐소생술 처치를 받던 중 도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부모는 이를 두고 병원 측의 과잉 진료 등 병원 측의 의료 과실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담당의 혼자서 채혈을 진행했다. 아이의 비명소리가 커져 치료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지만, 담당의는 그 어떤 보호자의 입회도 거부한 채 계속해 채혈을 진행했다”며 “아이의 심박수가 약해지자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는데 이마저도 이해할 수 없는 처지였다. 누가 100일도 안된 아이에게 2~3시간 가량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느냐”고 말했다.
A군 부모는 또 “사고 당일에는 병원 측이 쇼크사로 인한 사망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다음날 폐혈증으로 인한 쇼크사로 병원 측 잘못이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소아과 전문의들은 K병원 측의 진료 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한 소아과 전문의는 “보통 100일 미만 신생아의 채혈을 진행 할 때는 2명의 의료진이 필요하다. 의료진 혼자서 채혈하는 것은 사실 위험한 부분이 있다”며 “또한 아이에게 2~3시간 가량 심폐소생술을 진행할 시 장기가 모두 손상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경찰은 A군의 부모의 동의를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병원 관계자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며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형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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