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등 5곳 서울서 관리·감독… 서울 주소이전해야 입소 가능

경기지역에서 아동양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와 이들 시설이 위치한 경기지역 지자체의 선긋기에 양육시설 아동과 발생 고아들의 마음에 멍이 들고 있다.

양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들에게 지역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아동 프로그램은 ‘그림의 떡’이고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고아와 차상위계층 아이들은 바로 옆에 양육시설을 두고 타 지역으로 ‘원정 입소’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7일 서울시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에 위치한 양육시설은 용인에 성심원(서초구), 화성에 신명아이마루(동작구), 이천에 성애원(성북구), 안성에 리라아동복지관(중구), 양평에 신망원(영등포구) 등 총 5곳으로, 1980년대 서울에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개최되며 당시 혐오시설로 분류돼 둥지를 옮기게 됐다. 이들 양육시설은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의 관리·감독과 운영비, 생계비 등을 지원 받고 있다.

이에 이들 시설은 경기지역 지자체와 교류는 물론, 소통과 협조 등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서울시와 자치구가 떼어놓은 ‘섬’ 취급을 받고있다.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대부분은 이들 지역에서 유·초·중·고등학교 교육만 받을 뿐, 운동회를 비롯, 문화생활, 소풍, 각종 프로그램 등은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도 서울시설이라는 이유로 행사 참여 요청는 물론, 할인혜택도 받지 못해 대부분 무료행사에만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고아·차상위계층 아동 등도 서울시와 각 지자체의 무(無)소통과 비(非)협조 등으로 타 지역으로 원정 입소를 떠나고 있다.

양육시설 정원은 적게는 20여 명에서 많게는 40여 명까지 비워져 있음에도 서울시와 경기지역 지자체 각자만의 시스템으로 인해 이용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이천의 한 그룹홈에서 생활하던 초등학교 남자아이 2명은 적응을 하지 못해 안성으로 보내졌다. 지척에 성애원을 두고도 입소를 하지 못해 친구와 부모와도 떨어져 지낼 수 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경기지역 양육시설에 입소를 시키기 위해서는 부모 등과 함께 주소지를 서울로 옮겨야지만 입소가 가능하다.

한 양육시설 관계자는 “서울 시설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열린다고 참여하라는 공문 한장 받아본 적이 없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으면 운영비로 전액 지불하고 참여를 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들을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받아줄 수 있냐고 문의가 가끔 올때가 있는데 서울에서 관리·감독을 받는 만큼, 사정상 어쩔 수 없이 거절할 수 밖에 없어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양육시설이 관내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경기도는 경기도만의 시설과 방침이 있다. 아직까지 경기도에서 발생한 고아나 차상위계층 아이들을 타 시도로 내보내지 않고 잘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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