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당도와 상큼한 향을 자랑하는 황금향을 아시나요?”

황금향은 한라봉과 천혜향을 접목시킨 만감류 신품종으로 제주 특산물로 알려져 있다.

제주에서도 귀하다는 황금향을 수도권 최초 재배에 성공한데 이어 제주산보다 당도 높은 '평택산 황금향'을 생산해 냈다. 평택시 진위면 동천리에 소재한 양지농원의 대표 최갑성(62) 씨가 그 주인공이다.

최 대표는 8일 “황금향은 재구매율이 대단히 높은 과일”이라며 “양지농원 식구들조차 다 팔지 말고 먹을 것을 남겨두자고 성화를 바칠 정도로 맛이 좋다”고 말했다.

양지농원은 지난해 첫 수확을 통해 10t을 생산, 판매해 1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황금향 700그루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추석을 앞두고 30t 수확이 가능해짐에 따라 3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최 대표는 “내년부터 수확량이 급격히 늘어 올해를 기점으로 4~5년 동안 황금향 1그루 당 최대 60kg 씩 수확이 가능하다”며 “땀으로 일군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만큼 매년 높은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황금향은 5~6년생 나무가 돼야 수확이 절정기를 맞는다”며 “그러나 첫 묘목 심기부터 수확까지 3~4년간은 아무런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위에 황금향을 널리 보급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쉽게 권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황금향을 수확하기까지 3년여의 기다림 동안 경제적으로 녹록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의 판단을 믿고 조용히 곁을 지켜 준 아내 김영순 씨가 더없이 고마운 이유다.

최 대표는 오랫동안 난을 키웠다. 그러나 7~8년 전부터 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고 돌파구를 찾던 중 제주도에 사는 지인의 권유로 황금향 재배로 눈을 돌리게 됐다.

그는 1989년부터 양란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대만·중국·일본·홍콩 등지로 난을 수출하는 무역업도 했었다.

10여년 동안 중국에 양란을 팔아 연간 400만 불 수출이라는 실적을 거뒀다. 1998년에는 양란 조직배양묘를 국내에 보급하는 사업도 펼쳤다.

이같은 경험은 수도권 최초 황금향 재배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양란 재배 기법을 황금향에 접목시켰다. 저독성 농약과 당밀, 식초, 소주로 발효시킨 천연 액비를 만들어 황금향에 양분을 공급했다.

노력의 결과는 주렁주렁 열린 탐스러운 열매로 돌아왔다. 양지농원 황금향은 제주산 보다 당도가 훨씬 높은 15브릭스(Brix) 수준이라고 자랑한다.

최 대표는 “현재 1천800여평 규모의 농장을 4천평 수준으로 넓히고 싶다”며 “아들과 함께 양지농원을 가족농원으로 꾸려나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물론 그때 쯤이면 연간 7~8억 원 정도의 소득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시퍼렇지만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주렁주렁 매달린 황금향 아래에서 최대표가 활짝 웃는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