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거미·커피' 전시…'다산·한음' 역사 인물도 만나
영화촬영소에선 나도 주인공…남·북한강 합쳐지는 풍광도

 북한강이 품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가면 악기, 거미, 커피 등을 소재로 한 이색 박물관과 정약용 생가 등 역사 유적을 만날 수 있다.

 트래킹 코스인 다산길을 걷거나 북한강을 따라 중앙선 폐철로에 만들어진 자전거길을 달리며 관광·역사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중앙선 도심역에서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걸으면 유럽풍 건물이 눈에 띈다. 국내 처음으로 서양 악기를 전시한 '프라움악기박물관'이다.

 이곳에 전시된 150년 이상 된 피아노와 오르간을 비롯해 현악기, 금관·목관 악기 등을 보고 있으면 르네상스 시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
 발길을 옮겨 한강공원을 지나면 '남양주역사박물관'이 있다. 봉선사 대종 문양과 현판 등 탁본 70여 점과 지역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됐다.

 팔당댐을 지나면 남양주를 대표하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을 만난다. 다산 유적지는 선생의 생가인 '여유당'(與猶堂)과 묘 등으로 구성됐다.

 다산 선생은 이곳에서 태어났으며 전남 강진 유배를 마치고 이곳으로 돌아와 생을 마쳤다. 바로 옆 '실학박물관'에서 다산 선생의 대표적인 학문과 사상을 엿볼 수있다.

 다산 유적지를 돌아 다시 북한강을 따라 중앙선 운길산역까지 올라가면 다양한 거미가 방문객을 맞는다.

 국내 첫 거미박물관인 '아라크노피아'는 김주필 교수가 사재를 털어 만들었으며이곳에 국내외 거미 표본 5천여 종을 비롯해 타란툴라 100여 종, 뱀 10여 종이 전시됐다.

 인근의 고찰 '수종사'(水鍾寺) 마당에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를 비롯해 빼어난 한강의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사찰의 이름은 조선 시대 세조가 지었다. 세조는 1458년 신병치료차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올 때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은은한 종소리에 잠이 깼다.

 다음날 숲 속을 둘러보니 폐허가 된 천년고찰의 바위굴에 18 나한상이 줄지어 놓여 있었는데 위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종소리처럼 들렸다. 세조는 감동해 절을 복원하게 하고 수종사라 부르게 했다.

▲ 남양주종합촬영소.
 수종사 인근에는 '오성과 한음'의 일화로 유명한 조선 시대의 문신인 한음 이덕형 선생의 생가도 있다.

 북한강을 따라 더 위로 올라가면 은은한 커피 향이 발길을 잡는다.

 국내외 커피 역사와 커피의 종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왈츠와 닥터만'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연주회도 감상할 수 있다.

 5분 거리에는 유기농박물관과 2020년 6월 부산으로 이전할 남양주종합촬영소가 있다. 종합촬영소에는 'JSA'를 비롯한 다양한 세트가 있어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조안면 일대 여행은 '피아노 폭포'에서 마무리된다.

 하수처리장 안에 있는 피아노 폭포는 방류수를 61.51m 높이로 퍼 올려 만든 인공폭포다. 그랜드 피아노 모양의 화장실, 'S'자 물놀이 시설, 생태공원 등을 다양한볼거리까지 갖춰 매년 30만 명 가까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26㎞가량 이어지는 조안면 북한강 길 코스는 한강과 팔당호의 풍광을 즐길 수 있으며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져 부담 없이 걸으며 여행할 수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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