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정관주, 문체부 '좌천 인사' 증언…삼성·SK 뇌물사건 이틀 심리

 

'국정농단' 사태를 알고도 축소·은폐하려 시도한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첫 정식 재판이 이번 주에 열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우 전 수석의 첫 공판을 연다.

 재판에는 앞선 공판준비 절차와 달리 피고인이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한다. 4월 12일 두 번째 구속영장 기각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 온 우 전 수석이 어떤 모습으로 법정에 설지 이목이 쏠린다.

 이날 법정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전 장관과 정관주 전 차관이 증인으로 나온다. 두 사람은 우 전 수석으로부터 문체부 공무원 7명을 좌천시키도록 외압을 받았는지 증언할 예정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당시 윤모 민정비서관을 통해 정 전 차관에게 문체부 국·과장 6명의 전보를 지시했다고 본다. 김 전 장관이 이유를 묻자, 우 전 수석이 "뭘 알고 싶으냐, 그냥 그대로 하면 된다"며 인사를 강요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문체부 감사담당관 백모씨 역시 우 전 수석의 요구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고 본다. 김 전 장관이 인사 불이익을 가할 이유가 없었음에도 우 전 수석 지시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백씨에게 무보직, 지역발전위원회 파견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반면 우 전 수석 측은 이런 인사 조처가 대통령의 지휘·감독권을 보좌한 것일 뿐 사적으로 권한을 행사한 게 아니라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앞선 재판준비 절차에서 "인사 안을 문체부가 만들어왔고, 이를 대통령에 보고한 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문체부에 통보한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기존에 주 2∼3회 재판을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최순실씨와 함께 주 4회 재판을 받는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체력 부담 등을 이유로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2∼13일, 15∼16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을 열고 삼성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와 SK에 89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제공하도록 요구한 혐의(제3자 뇌물 요구)에 관한 증인신문을 이틀씩 진행한다.

 삼성 관련 재판에는 12일 박창균 중앙대 교수(전 국민연금 의결권 전문위원), 장모 전 코레스포츠 직원이 증인으로 나온다. 13일엔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단 감독,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SK 관련 재판에는 15일 이영희 SK브로드밴드 사장, 김영태 SK 그룹 부회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16일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영춘 수펙스추구협의회 CR 팀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블랙리스트', '삼성 뇌물' 재판은 주 3회 재판을 열고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12, 14, 16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재판을 열고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백모 보건복지부 사무관 등을 증인으로 부른다.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같은 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전 문체부 장관 등의 재판을 열고 문체부 김종 전 차관, 박민권 전 차관, 신동철 전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의 증언을 듣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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