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센터 "주무부서 아니다"… 후속조치 뒷짐

▲ 화성시 양감면 인근 중금속 기준치보다 최대 30배가 넘는 오염된 농지의 모습. 신창균기자
“농사를 지으려고 구입한 농지가 중금속 범벅이랍니다. 아무런 조치 없이 농지를 놀리고 있으니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화성시 양감면에서 부동산 중개업과 음식점을 운영하는 신모(57)씨는 정상치보다 최대 30배가 넘는 중금속에 오염된 농지에 대해 관계 당국이 손을 놓고 있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1일 신씨와 화성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화성시농업기술센터는 2016년 12월 28일 신씨로부터 의뢰받은 양감면 정문리 557번지 일원 3천683㎡의 논(지목 답)에 대한 토양 중금속 분석 결과를 통보했다.

분석 결과 농지는 비소(As)가 허용 기준치 25mg/kg 보다 30배가 넘는 732.3mg/kg에 달했고, 카드늄(Cd)은 기준치 5mg/kg보다 5배 높은 23.3mg/kg나 검출됐다.

신씨는 2016년 9월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온 문제의 농지를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사위 현모(35)씨의 부탁을 받고, 전 소유자 A(71)씨와 사위 현씨간 매매를 알선했다.

매매 이후 농사를 준비하던 신씨와 사위 현씨는 마을 이장으로부터 “성토한 농지로 농사가 안된다. 화성시에 토양 중금속 결과를 의뢰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에 농지 성분 검사를 의뢰한 결과 중금속에 오염된 사실이 드러나자 신씨 등은 화성시, 양감면사무소, 환경사업소 등에 사실을 알렸고 원인 분석에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등은 지난 1월 현장을 방문, 영농행위를 금지하라고 통보한 뒤 최근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답답했던 신씨는 6년 동안 촬영된 양감면 일원 항공 사진을 분석해 오염된 농지에서 직선거리로 3km 떨어진 임야에서 성토된 흙이 반입된 것을 확인한 뒤 화성시에 통보했다.

또 전 소유자 A씨로부터 임야에서 반입한 흙을 1.5m가량 성토했고 절토 공사장 인근 농지 5필지도 성토한데다 인근 미 공군 부지로도 반입된 사실을 시에 알렸다.

그러나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등은 신씨가 오염 근원지로 지목한 임야 토양 검사를 실시했을 뿐 최근까지 주무부서가 아니라는 입장만 되풀이 해왔다.

신씨는 “인근 농지로 오염이 확대 될 수 있는 상황이고 오염 근원지도 민원인이 수소문해 찾았는데 6개월이 지나도록 수사 의뢰, 오염 원인 조사 등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전 소유자 등을 상대로 원인 조사를 벌이고 원상복구를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창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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