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첫 국방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추진해나갈 국방개혁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북괴’라는 뜻밖의 표현으로 당황해 하는 정부 관계자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알다시피 이런 말은 군의 내부 문서에서도 요즘 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역시 의외란 생각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얘기는 이 정도의 표현에 있지 않다. 그는 알려졌다시피 제1차 연평해전의 승전 주역이다. 송 장관 후보자는 그래서 당시를 가장 값진 전투 기억이라고 회고하는지도 모른다. 기억하기로도 송 후보자는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하고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해군 2함대 제2전투 전단장으로 있을 때 남북한 함정이 서해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충돌한 제1연평해전을 완승으로 이끌어 충무무공훈장을 받은 현장형 후보다.

우리는 송 후보자가 취재중인 기자들에게 자신이 해군 출신 장관이라고 국한하지 말라는 말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알려진 대로 그는 대령 때부터 장성 때까지 합참에 근무하면서 육·해·공군 전체를 두루 섭렵해 자세한 사정을 알고 있는 탓이다. 아마도 이러한 언급 뒤에는 특정한 군에 치우쳐 국방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나 다름없다. 그의 말대로 국방개혁은 육·해·공군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전장환경과 무기체계 모든 것이 바뀌는 데 새로운 군을 고민하자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이러한 그의 발언 뒤에는 현대전의 양상에 맞는 작전계획 보완과 무기체계 도입, 국방운영체계 개선 등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 않아도 송 후보는 이미 그 이전부터 많은 세미나와 인터뷰를 통해 국방개혁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즉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군을 새롭게 만드는 것인데 단순한 국방개혁 수준을 넘어 군을 재창설한다는 차원에서 고민할 것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이런 이유로 군 일각에서는 해상전투 작전 능력은 물론 전략적 식견뿐 아니라 개혁적인 마인드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어려운 산을 넘어야 하는 숙제도 없지는 않다. 그것은 고강도 국방개혁 과정의 육군에 대한 몇 가지다. 짐작하다시피 현대적인 군을 만드는데는 유연성이 필수다. 이런 군대는 저절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부대 통폐합과 병력 감축 등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자면 많은 육군 부대와 인력이 그 대상으로 올라선다. 그래서 송 후보자는 자신이 해군총장 출신이니 이를 의식하는 듯하여 그 자체를 불식시키려는 듯 보인다. 우리는 앞서 송 후보자가 ‘북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이러저러한 억측이 없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아마도 그 배경은 북한의 유사한 도발이 있으면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결의를 내비친 것이지 청문회 과정만을 의식해 괜한 언급을 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다. 지금의 정부가 성공하려면 경제와 북한문제에 대해 유연하고 보다 확실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송 후보자가 바로 이런 문제에 적격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소신처럼 북과 맞붙었을 때 자신감과 확신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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