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삽관 한 번에 성공' 기록 3번 시도 후 산소포화도 정상...전문가 "1, 2번째는 실패한 것"

안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생후 71일 된 영아가 의료 과실로 숨졌다는 주장(중부일보 2017년 6월 5일자 23면 보도)이 제기 된 가운데 병원 측이 의무기록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안산 K대학 병원에 따르면 지난 2일 치료 도중 숨진 A군의 의무기록에는 의료진이 청색증을 보인 A군에게 기도삽관을 시도해 한 번에 성공했다고 기록돼있다.

사고 당일 오후 5시50분께 A군의 산소포화도(혈액 속 산소 농도)가 30으로 떨어지며 청색증을 보이자 K병원 의료진이 51분께 기도삽관을 시도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기도삽관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산소포화도가 오르지 않자 의료진은 두 차례 더 기도삽관을 시도했고, A군의 산소포화도는 첫 기도삽관 시도 후 1시간 반 가량이 지나고 나서야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도삽관을 한 번에 성공했다면 산소포화도가 계속해 낮은 수치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의무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료소비자연대 관계자는 “K병원이 제공한 의무 기록을 보면 의료진이 오후 5시51분에 A군에 대해 기도삽관을 시도해 성공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아이의 산소포화도는 정상수치로 오르지 않았다”며 “이는 기도삽관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진이 오후 6시31분에 기도삽관을 다시 시도했으나 산소포화도는 역시 30에 머무르고 있다. 두 번째 삽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오후 7시 세 번째 기도삽관 시도가 이뤄지고 나서야 산소포화도가 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때 기도삽관을 성공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아과 전문의들도 기도삽관을 한 번에 성공했다는 K병원 측 기록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기도삽관이 한 번에 성공했는데 산소포화도가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하다. 아이 기도가 기형이거나 특별한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산소 포화도 30이라는 수치는 매우 낮은 수치로 성인의 경우도 10분을 넘기기가 힘들다. 부검 결과가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일 경우 의료진 과실로 인한 사망”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고 피의자는 다음 주 중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분쟁 건에 대해서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김형아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