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삽관 한 번에 성공' 기록 3번 시도 후 산소포화도 정상...전문가 "1, 2번째는 실패한 것"
12일 안산 K대학 병원에 따르면 지난 2일 치료 도중 숨진 A군의 의무기록에는 의료진이 청색증을 보인 A군에게 기도삽관을 시도해 한 번에 성공했다고 기록돼있다.
사고 당일 오후 5시50분께 A군의 산소포화도(혈액 속 산소 농도)가 30으로 떨어지며 청색증을 보이자 K병원 의료진이 51분께 기도삽관을 시도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기도삽관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산소포화도가 오르지 않자 의료진은 두 차례 더 기도삽관을 시도했고, A군의 산소포화도는 첫 기도삽관 시도 후 1시간 반 가량이 지나고 나서야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도삽관을 한 번에 성공했다면 산소포화도가 계속해 낮은 수치를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의무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료소비자연대 관계자는 “K병원이 제공한 의무 기록을 보면 의료진이 오후 5시51분에 A군에 대해 기도삽관을 시도해 성공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아이의 산소포화도는 정상수치로 오르지 않았다”며 “이는 기도삽관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진이 오후 6시31분에 기도삽관을 다시 시도했으나 산소포화도는 역시 30에 머무르고 있다. 두 번째 삽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오후 7시 세 번째 기도삽관 시도가 이뤄지고 나서야 산소포화도가 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때 기도삽관을 성공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아과 전문의들도 기도삽관을 한 번에 성공했다는 K병원 측 기록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기도삽관이 한 번에 성공했는데 산소포화도가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하다. 아이 기도가 기형이거나 특별한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산소 포화도 30이라는 수치는 매우 낮은 수치로 성인의 경우도 10분을 넘기기가 힘들다. 부검 결과가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일 경우 의료진 과실로 인한 사망”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고 피의자는 다음 주 중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분쟁 건에 대해서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김형아기자
관련기사
- 100일도 안된 갓난쟁이 안산 K대학병원서 쇼크사...유족 "의료과실" 안산의 한 대학병원이 생후 71일 된 영아를 상대로 과잉진료에 나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안산 K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생후 71일 된 A군이 안산 단원구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일 오전 0시 40분께 숨졌다. A군의 부모는 이날 아이한테 미열이 발생해 집 근처 소아과를 방문했다가 “아이의 상태는 좋은 편이지만 100일 미만의 아이가 열이 난다면 면밀한 진료가 필요하니 대학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이 대학 병원을 찾았다. A군은 ...
- 안산 K대학병원 영아사망 원인 패혈증 아니다…거짓 주장 판명 안산 K대학병원이 영아사망사건(중부일보 2017년 6월 5일자 23면 보도 등)에 대해 줄곧 폐혈증에 의한 사망을 주장해왔지만, 혈액검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족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료사고 의혹에 힘이 실리면서, 명확한 진상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4일 안산 K대학 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달 1일 생후 71일 된 이군은 미열로 안산 K대학병원을 방문해 다음 날 2일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시 이군은 의사의 독단적인 정맥주사 행위 이후 쇼크에 빠졌으며, 그 뒤에 시행된 기도삽관술에도 연달아 실패하면서...
- 안산 K대학병원 영아사망 유족, 사인 묻자…경찰 "정보공개 청구하라" 안산의 K대학 병원에서 발생한 영아 사망 사건(중부일보 2017년 6월 5일 23면자 보도 등)을 놓고 병원 과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달여 만에 부검결과가 나왔지만 경찰이 바쁘다는 이유로 유족들에게 별도의 사인도 알려주지 않은채 정보공개 요청만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본보 취재가 진행되자, 뒤늦게 가족들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등 원칙 없는 유족 대응으로 빈축만 사고 있다. 6일 해당 유족에 따르면 지난 4일 담당 형사로부터 부검 결과가 나왔으니 경찰서로 ...
- 안산 K대학병원 영아 사망 그 후… '가족은 끝이 났다' 안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생후 71일 된 영아가 숨지면서 과잉 진료에 따른 사망 의혹이 제기(중부일보 2017년 6월 5일자 23면 보도 등)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고 이후 피해 가족의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자녀의 사망으로 괴로움을 견디지 못한 영아의 부모가 사고 3개월 만에 파경을 맞게 된 것이다. 22일 안산 K대학병원 피해 가족에 따르면 지난 6월 이 대학병원에서 진료 도중 사망한 이모(사고 당시 생후 71일)군의 부모가 사고가 발생 3개월만인 지난 9월 협의 이혼했다. 사실상 이 부부의 연결고리였던 이군이 숨지자 괴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