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조선시대부터 6.25전쟁 이전까지 황포돛배는 물자운송 수단으로 널리 이용됐다. 황포라는 명칭은 돛의 색깔이 누렇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한강의 역사를 말하는 대표적 상징물이기도 해서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황포돛배가 모여있는 형상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황포돛배는 조선시대 한강을 왕래하며 상류로는 단양, 제천에서부터 하류로는 마포에 이르는 모든 지역을 갈 수 있었다. 한강 마포나루에서 새우젓, 소금, 생선 등 해산물을 싣고 와 임진강 고랑포에서 일대 특산품인 인삼, 콩, 야채 등을 싣고 갔다.

파주시가 과거 황포돛배를 동력선으로 재현해 임진강 절경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 코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 초 적성면 두지리 216-5번지 일원에 약 6천㎡규모의 주차장을 마련하고 이달 말부터 임진강 황포돛배를 약 2년 만에 재운항한다.

앞서 파주 임진강 황포돛배는 지난 2004년 3월 2일 45인승 2척으로 운항을 시작해 지난 2014년 11월까지 약 11년간 31만 명의 관광객이 이용했다. 이 곳은 파주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임진강 8경 가운데 60만년 전 형성된 주상절리 적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도 유명했다. 분단 이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기에 임진강의 숨겨진 비경과 무장공비 김신조 침투로 등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곳들을 관람할 수 있는 파주시 유일한 뱃길 관광지였다.

그러나 약 2년 전 황포돛배는 토지 사용료 분쟁 등으로 인해 운항이 잠시 중단됐다. 파주시는 두지나루 황포돛배의 가치를 되새기며 운항 재개를 위해 국방부 소유 두지리 토지 6천30㎡를 매입했고 나루터 주차장 등 관련 시설 정비 계획 또한 마련했다. 토지매입에는 7억원, 주차장 조성에 2억원 등 총 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황포돛배 운항 재개를 위한 포석을 깔았다.

임진강 황포돛배는 다른 지역의 관광 명소와는 다른 특별함을 가진다. 땅 모양이 ‘뒤주’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두지나루’에서 출발해 거북바위, 임진강적벽, 원당리절벽, 쾌암, 호로고루성, 연천 고랑포 여울까지 왕복 6km를 40여 분간 운행하는 파주 황포돛배는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임진강 적벽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길이 15m, 폭 3m의 몸체에 12.3m의 돛을 단 황포돛배는 조선시대 조운선을 모델로 해서 전통방식대로 15개 공정을 거쳐 재현했기에 일반 동력선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황포돛배 운항코스는 아이들에게 역사와 함께 옛 우리의 모습을 가르칠 수 있어 좋고 어른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의 여유를 즐기기에 좋다.

황포돛배 운항코스에서 자장리석벽을 구경하며 3km를 내려가다 수심이 발목정도로 얕아지는 고랑포 여울목에서 배를 돌려 다시 두지리로 돌아가는데 이 고랑포 여울목에서 3km만 더 내려가면 북녘 땅이란 것에 새삼 분단현실을 깨닫게 된다. 황포돛배가 운항되는 두지리는 파주의 먹거리 중 하나인 민물매운탕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파주시는 안보관광지로도 유명하지만 지난 해 감악산 출렁다리 개통과 이번 황포돛배 운항재개, 마장호수 휴프로젝트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파주시만의 관광지를 개발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6월 말까지 황포돛배 운항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운항이 재개되면 감악산 출렁다리와 적성 한우마을 등을 연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할 것이다. 파주시는 안보관광지에서 머물지 않고 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 아이템을 발굴하고 파주만의 특별한 관광명소를 만들어나가겠다.

김준태 파주시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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