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용인시 영천교 인근 보에서 신갈천이 심한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다. 노민규기자

용인시 기흥구 영천교 인근 오산천.

이 천은 지난달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의 서식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물 맑기로 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14일 낮 12시에 찾은 오산천은 불과 한 달만에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오산천 보에는 4대강을 연상시키는 녹조가 가득했으며 이와 함께 정체모를 서커먼 덩어리들이 물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언뜻보면 지면이라 착각할 만큼 물 위를 가득 메운 덩어리들은 불쾌감을 자아냈으며 여기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수달이 뛰어놀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

수달이 떠난 자리는 날벌레들이 가득 채웠다.

이 오염은 지난 2일부터 열흘이 넘게 녹조와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 같은 오물들이 가득한 상태로 방치됐다고 화성환경운동연합은 설명했다.

화성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수달이 발견된 지점이라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갔다가 오물들이 오산천에 가득한 것을 발견했다”며 “오물의 양이나 여러 정황을 미루어봤을 때 누가 이를 고의적으로 배출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시 폐수처리장에서 과거 한 차례 정화되지 않은 물을 방류하기도 했고, 주변에 폐수처리장 관로가 몇 개가 무단으로 삐져나온 것이 있는데 이 관에서 흘러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원을 받고 현장 점검을 다녀왔는데 상태가 조금 심각한 것은 맞다”면서도 “오물이 무단으로 방출됐기 보다는 날씨가 더운데 물이 계속 흐르지 못하고 막혀있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긴 것 같다. 시 환경자원화시설 폐수처리장 등은 수질원격감시시스템(수질 TMS)에 의해 수질 기준이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물 등이 물 위에 떠있기는 하지만 지난달 중순 수질검사를 한 결과 ‘매우 좋음’ 수준이 나왔고 하류로 흘러가는 물 상태로 봤을 때 수질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오물을 제거하기 위한 기계 등이 들어가기 애매한 지점이라 하천부서와 이를 어떻게 처리할 지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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