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전환은 문닫으라는 소리"… 학교·학부모 입장 전달 계획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외고와 자사고(자율형사립고) 폐지를 선언(중부일보 6월14일 22면 보도)한 가운데 해당 일부 학교와 학부모 등이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년마다 도교육청의 학교 지정 평가를 받고 있으며 평가 결과에 따라 재지정 받기 위해 문제없이 운영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지정과 지정 취소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육감이 해당 학교 교장이나 학부모 등과 한마디 논의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한데에 따른 것이다.

A고 부장교사는 “이 교육감의 일방적인 발표에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책 마련을 위해 아침부터 교장과 교감, 부장교사들이 마라톤 회의를 벌이고 있다”며 “우리 학교는 시내에서도 한참 떨어져 있어 일반고로 전환이 된다면 학생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과 어려움 등을 이 교육감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에는 안산동산고, 용인한국외대부고 등 2개의 자사고와 경기·고양·과천·김포·동두천·성남·수원·안양외고 등 8개 외고가 있으며 짧게는 7년부터 길게는 25년 동안 자사고와 외고로 지정받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 학교는 2015년 5월 지정 평가를 받았고 이 교육감의 임기가 2018년 6월로, 폐지 실현이 불투명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외고와 자사고의 폐지를 공약했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교육 관련 포럼에서 “현재 외고·국제고와 같은 특목고, 자사고는 대입을 위한 예비고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외고와 자사고의 지위와 성격을 규정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한다면 교육청의 운영평가 전에 일반고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이에 일반고 전환이 가시화되자 해당 학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대책 마련과 함께 수일 내에 이 교육감을 만나 입장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A고 교감은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절차와 법이 있는데 모든 것은 다 무시가 됐다. 학교로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수백억씩 들여 학교를 세워 전국에서 학생들을 받을 수 있게 했으면서 이제와서 일반고로 전환을 한다는 것은 우리학교로서는 문을 닫으라는 말과 다를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교육감은 기자회견 전에 해당 학교 관계자나 학부모들에게 단 한마디도 없었다”며 경기지역 자사고와 외고 교장, 교감, 학부모 등과 의견을 나누고 일반고 전환 반대를 위해 이 교육감을 만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외고를 다니기 위해 경기도까지 올라온 한 학생의 학부모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시대가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아직도 출신 학교의 이름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일반고로 전환이 되면 학교 이름도 바뀔텐데, 이것은 학교가 없어진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다른 학부모들과 연계해 일반고 전환 반대를 위한 항의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이들 고등학교에서 반발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교육청은 원만한 일반고 전환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반발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하루 빨리 T/F팀을 꾸려 학교장을 비롯한 관계자, 학부모들을 만나 과정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변근아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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