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간 한국경제의 지렛대 역할을 했던 고리원전 1호기가 19일 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됐다.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경제 산업 발전과 함께 한 고리 1호기의 노고를 치하하고 탈핵 시대의 서막을 공식 선언했다. 탈핵 로드맵 마련과 더불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기대가 커지고 있다. 탈핵 시대의 당위성은 안전한 나라에 있다. 안전성 확보를 국가안보로 생각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대통령도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며,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세월호 아이들과 안전한 나라를 약속했다는 말을 덧붙이며 탈원전에 대한 의지와 책임감을 보여줬다. 원전은 값싼 전력 수급의 대가로 엄청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지만 미래 세대에게도 큰 짐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기에 이미 탈원전은 시대적, 전 세계적 추세다. 우리나라 원전 밀집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전보다도 밀집도가 20배 이상이다. 만에 하나 사고 발생 시 그만큼 피해가 더 크다는 뜻이다.

더구나 지난 해 9월 경주 대지진의 여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경주 인근에 몰려 있는 원전을 생각하면 언제라도 사고 위험성은 잠재되어 있다. 대통령은 현재 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말하면서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 운항 선령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다는 말로 폐쇄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도 여러 요인을 종합 고려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함으로써 사실상 건설 중단을 시사해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미 임기 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폐쇄하고 신규건설을 정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탈원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일대 전환기가 도래했다. 신재생에너지와 LNG 발전, 태양광, 해상풍력 등 대체 에너지 산업 육성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의무다. 이제 고리 1호기 해체라는 만만치 않은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첫째도, 둘째도 안전에 집중하여 신중을 기하기 바라며, 에너지정책의 목표가 국민 안전과 생명에 있다는 기조가 흔들림 없이 실천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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