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세대의 탄생/정상호,조광덕/학민사/232페이지



한 때 시대를 선도했던 지식인 집단인 대학생은 이제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부터 5포, 7포, n포세대 등 갈수록 그 위상이 전락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선거 때나 또는 취업 시즌에만 잠깐 조명을 받을 뿐 사회는 그들의 가치관과 꿈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다. 오히려 더 나아가 기성세대들은 대학생들이 취업 경쟁에 내몰려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주장까지 한다.

이러한 주장이 근거없는 편견임을 증명하는 책이 발간됐다. ‘G세대의 탄생’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종합 연구보고서다. 정상호, 조광덕 등 두 사회학 박사가 저술한 이 책은 청년들의 가치와 이념이 정치적 참여와 사회적 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자료와 설문 통계를 근거해 정치사회학적으로 풀어냈다.

저자들에 의하면 청년층은 오히려 기성세대보다 집단주의와 획일주의와 거리를 둔 채 자율적으로 행동한다. 그들은 이를 사회학 용어로 ‘좋은 시민(good citizen)’의 요소와, 다문화주의, 차이의 정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관대한(generous) 세계시민(global citizen)’의 요소를 더 많이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저자들은 청년세대를 ‘G세대’라고 명명한다. 8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이 책은 G세대 연구의 배경과 연구 방법을 제시하고 그들의 가치관과 이념, 사회 참여 성향을 연구한다. 특히 그 부분에서는 지난해 있었던 촛불운동에서의 청년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것이 기성세대와 어떤 차이점을 가지는지를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G세대를 만든 사회 구조적인 변화에 맞춘 그들의 과제와 전망을 살핀다.

연구 끝에 저자들은 지금의 청년층이 ‘좋은 시민’으로 발전할지, 아니면 높은 실업률과 지지부진한 민주주의 속에서 또 다른 ‘상실의 시민’으로 전락할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지난해 겨울 촛불혁명의 경험이 G세대를 성숙시킬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가 있다고 결론짓는다.

이 책은 이 땅의 청년들이 관용과 시민행동, 세계주의를 품은 G세대로 당당하게 성장하는데 이론적 기초가 될 것이다.

황호영기자/alex175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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