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고층건물 긴급안전 점검 현장 가보니

▲ 국내 고층 건축물 화재안전점검에 나선 국민안전처 중앙소방특별조사단 단원들이 1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고층 건물에서 소방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이날부터 한 달간 국내 30층 이상 고층 건축물에 대한 소방시설, 재난관리, 가스·전기 설비 등을 점검하는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윤상순기자

“102동 25층 거주지에서 화재 발생. 연소가 상층부로 확대 중이니 주민 대피 바람”

19일 오전 10시30분 송도국제도시 아트윈 푸르지오 아파트 관리사무실.

관리소 직원이 주민들에게 화재를 알리는 재난 방송을 시작했다. 직원은 주민들에게 화재발생과 대피소 안내 문자를 보냈다.

아파트 승강기는 화재 발생 층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이 먼저 사용할 수 있게 자동으로 제어됐다.

비상계단 출입문이 대피소로 이동할 수 있게 자동으로 개폐됐다.

건물 환경미화원들은 주민들을 대피소로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대피소에는 심폐소생 응급장비인 자동제세동기(AED)등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건물 창문은 통유리 고정식으로 비상상황시 탈출하기 어려웠다.

건물주변 조경시설로 인해 공기안전매트를 펼 공간이 부족했다.

식수를 수도시설에서 충당하는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 아파트는 지상 60층으로 인천지역에서 가장 높다. 상층부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취약한 아파트다.

이날 고층 건축물 화재안전점검에 나선 국민안전처 특별조사관과 인천소방본부 관계자 등 12명이 화재 상황 대비 매뉴얼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이들은 피난방지 시설과 방화문, 방화구획 설비 등 화재시설을 점검했다. 건축·전기·가스 분야 시설 체계 점검도 병행했다.

조사단은 입주민 대비 야간 근무자가 적고 화재대응 훈련에 대한 저조한 주민 참여율을 지적했다.

화재 진압에 나서는 소방 굴절 사다리 차량도 대응 한계치가 20층에 그치는 등 소방장비도 부족했다.

이날 점검은 지난 14일 영국 런던 24층짜리 아파트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국내에 불거진 시민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또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나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고층 아파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국민안전처와 인천소방본부는 오는 21일까지 송도 지역 아파트와 수도권 지역 10여개 아파트를 추가로 점검할 계획이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이번 점검 결과를 통해 고층 아파트들의 화재 문제들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역에 30층 이상 준초고층 건물은 총 534동으로 이 가운데 송도국제도시에 232동이 들어서있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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