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소리 없는 강자’들의 존재감은 어디서든 빛난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서동욱(34), SK 와이번스 나주환(33), 두산 베어스 최주환(29)은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KBO리그 대표 살림꾼이다.

어느 타순에서든, 어느 수비 포지션에서든 이들은 묵묵히 제 몫을 해낸다.

이들이 없었다면? 각 소속팀은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다.

동갑내기 서동욱과 나주환은 만능 내야수의 대명사다.

서동욱은 상황에 따라 1루수, 2루수, 3루수로 출전한다. 나주환은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등 내야 전 포지션을 돈 데 이어 얼마 전에는 포수 마스크도 썼다.

최주환도 2루수와 3루수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

서동욱은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다가 2016년 다시 ‘친정’ KIA로 유턴했을 때부터‘복덩이’로 불렸다.

견고한 내구성을 바탕으로 3할에 가까운 타율과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앞세워 상위 타순과 하위 타순을 잇는 징검다리 노릇을 충실히 했다.

올해에도 마찬가지다.

김주찬, 이범호 등 다치거나 부진한 주전들을 대신해 주요 보직을 꿰찬 서동욱은 높은 득점권 타율 0.386(44타수 17안타)으로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나주환 역시 득점권에서 타율 0.372(43타수 16안타)로 무척 강하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2루타 5개와 홈런 4방을 쳤다.

14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선 2루수를 보다가 안방이 빈 팀 사정상 12년 만에포수 자리에 앉기도 했다. 1⅓이닝을 문제없이 막아 팀의 6-3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펀치력이 좋아 OPS(출루율+장타율)를 선수 기용의 중요 잣대로 삼는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총애를 받을 만하다.

어느덧 프로 12년 차인 최주환은 생애 첫 올스타 출전에 도전할 정도로 입지를 탄탄하게 굳혔다.

부진한 오재원을 대신해 붙박이 2루수로 프로 첫 풀타임 출전에 도전하는 최주환은 삼성 조동찬과 치열하게 별들의 잔치 출전을 다툰다.

테이블 세터, 중심 타순, 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는 최주환은 벌써 타율 0.330을치고 33타점을 올려 두산의 약진에 앞장섰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356(59타수 21안타)으로 강한 데다가 동점 주자가 있을때 타율 0.563(16타수 9안타)을 쳐 ‘클러치 능력’도 뽐냈다.

화려하진 않지만 꼭 필요한 이들이 있어 소속팀은 웃는 날이 더욱 많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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