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페이스다.

SK와이번스 최정(30)이 2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6개를 몰아쳤다. 지난 시즌보다 한 달 빨리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 속도라면 50홈런도 무리는 아니라는 평가다. 50홈런을 넘긴 타자는 국내에 3명밖에 없다.

최정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뜨거운 한주를 보냈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를 상대로 홈런 6개를 뽑아냈다. 24호 홈런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1개에 그친 팀 동료 한동민(21개)을 따돌리고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4일 이후 잠잠하던 최정의 방망이는 13일 한화전부터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이날 상대 선발 투수 이태양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트린 데 이어 14일 경기 때는 1회 윤규진의 초구를 공략해 담장을 넘겼다. 다음날에는 개인 통산 12번째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고, 16일과 18일에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40개로 홈런왕에 오른 지난 시즌보다 빠른 페이스다.

최정은 지난해 93번 째 출전한 경기에서 24호를 쳤는데, 이번 시즌에는 62경기 만에 같은 수에 도달했다. 정확히 한 달 정도 빠른 속도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50홈런도 바라볼 수 있다. 한 시즌 동안 50개 이상을 친 선수는 국내 리그에서 이승엽(삼성)과 심정수(은퇴), 박병호(미네소타)뿐이다.

이승엽이 1999년(54호)과 2003년(56호) 50개를 넘겼고, 박병호가 2014년(52호), 2015년(53호) 2년 연속 50호를 돌파했다. 심정수는 현대 유니콘스 시절인 2003년 53개를 때렸다.

2005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최정은 이듬해 홈런 12개를 시작으로 1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쳐냈다. 20홈런 고지를 밟은 건 총 6차례.

201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당시 야수 중 최고금액인 4년 86억원에 계약했지만 2015시즌에는 부상 여파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특유의 힘과 점점 정교해지는 스윙을 무기로 2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는 한국 대표 거포로 자리 잡았다. 홈런뿐 아니라 타점(53점)도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에는 106타점으로 이 부문 10위였다.

한편, 최정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9일 발표한 올스타전 팬 투표 2차 중간집계 결과 70만3천797표를 얻어 3루수 부문 1위를 달렸다. 전체 득표 수는 KIA 최형우(75만8천494표)와 양현종(71만7천174표)에 이어 3위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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