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무승부제도다.

메이저리그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때까지 연장전을 벌인다. 이 때문에 간혹 정규이닝의 배가 넘는 20이닝까지 경기할 때도 있다.

반면 KBO리그는 2008년에만 ‘끝장 승부’ 제도를 도입했다가 현장의 고충 토로 등을 이유로 이듬해 곧바로 폐지했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과 일본은 연장 12회까지만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미국, 일본 모두에서 감독직을 경험한 트레이 힐만(54) SK 와이번스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20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에서는 무승부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무승부 제도 덕분에 투수를 무리해서 쓸 필요 없고, 컨디션 조절도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이어 힐만 감독은 현재의 순위 계산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내놨다.

현재 KBO리그는 승률로 순위를 가린다. 이때 무승부는 아예 계산에서 뺀다. 힐만 감독은 “극단적으로 말해 1승 143무를 한 팀이 우승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승리하지 못한 경기’인 무승부도 승률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수차례 승률 계산법이 바뀌었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 무승부를 승률 계산에서 제외하는 현재의 방식을 쓰다가 1987년부터 1997년까지는 무승부를 0.5승으로 간주하고 계산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는 다승 제로 순위를 가렸고, 2009년부터 2010년까지는 힐만 감독이 언급한대로 무승부까지 포함해 승률을 계산했다가 2011년 다시 규정을 개정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힐만 감독은 “‘다른 것’과 ‘틀린 것’은 구분해야 한다. 난 KBO리그의 승률 계산 방식에 이견이 있는 것이지, 그게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내가 맞춰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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