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미국 CBS 디스 모닝(This Morning)과 인터뷰를 가졌다. 당연히 가장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북한 핵 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제재와 압력만으로는 풀 수 없으며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 오해의 시선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을 연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조건 없는 남북 대화’ 발언은 언급한 적이 없음을 밝히고 북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에 이어 핵 완전폐기 달성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는 단계적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다. 이 발언을 두고 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오해와 의심이 있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에는 분명한 전제가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과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이견들을 미리 조정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비이성적, 폭력적 정권이란 점은 엊그제 안타깝게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경우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여행을 간 대학생을 체제전복범으로 몰아 15년 노동교화형을 내리고 폭압적인 상태로 억류하여 혼수상태에 빠뜨려 사망케 한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은 명백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웜비어 사건에 대해 북한이 인류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에 개탄하고, 이번 일의 책임이 분명하게 북한에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으론 이렇게 비이성적 북한을 어떻게 협상테이블로 끌어내야 할 것인지 난제 중의 난제임이 더욱 뚜렷해졌고, 대화를 통해 북핵을 폐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북미관계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이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악재인 것은 분명하고, 문 대통령의 리더십도 국내외적으로 모두 시험대 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한 것은 한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군사적 충돌 없이 평화적 해결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한문제 해법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 교환을 통해 공동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굳건한 한미동맹 강화를 이루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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