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전형에 도전할 수험생들이 가장 먼저 참고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수능 등급이다. 논술전형은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되는 대학들이 많다. 논술 성적과는 별개로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 처리된다. 따라서 수험생은 목표 설정 시 자신의 수능 등급을 냉정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성적을 현실적으로 검토해 보고 교사나 진로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본인이 최종 결정을 해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다. 만약 최저학력 기준 때문에 불안하다면 최저학력 기준이 폐지된 한양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광운대, 인하대, 아주대, 경기대, 단국대, 서울과기대, 산기대, 항공대 등의 지원을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
필자가 해마다 합격생들을 배출하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입시에는 언제나 변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일반고 학생 중 내신 등급이 6이었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에 논술전형으로 합격하거나 내신 등급이 4였던 학생이 서울 명문대에 학생부전형으로 합격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변수는 해마다 몇 차례씩 존재했다. 주변에서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남 다른 노력으로 합격을 거머쥔 사례들이다.
6월 모의평가 후 수험생 대부분이 지원 대학의 가닥을 잡았을 것이다. 수험생에게 다가오는 여름방학은 인생에 다시없을 매우 중요한 시기이므로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되도록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모든 전형이 그렇지만 특히 논술전형 대비는 여름방학이 최적기이다.
최근 대학들의 출제 경향을 분석해 보면 논제 유형은 기존에 출제해 왔던 형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제시문의 난이도는 낮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것은 고교 교과 과정 내 출제가 강조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교과서와 EBS 교재에서 발췌되는 제시문이 많아지면서 논술전형은 고교 교과 과정에 충실한 학생에게 더욱 유리해졌다. 글을 잘 쓰는 학생을 위한 전형이라는 오명을 벗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남은 기간 동안 논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꿀 팁을 공개하자면 ‘읽기’와 ‘요약’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글쓰기의 기본이 독서이듯 논술의 기본도 제시문 독해에서 비롯되므로 평소 짧은 글이라도 꾸준히 읽어 핵심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짧은 글은 EBS 교재 비문학 파트나 신문 기사 및 사설 등을 선택하면 좋다.
둘째는 핵심 내용의 요약이다. 대입 논술은 요약·비교·설명·견해 등의 몇 가지로 논제가 유형화 되어 있다. 그 중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요약으로 모든 논제의 풀이는 제시문 요약에서부터 출발한다. 제시문을 읽고 핵심을 요약하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인 비교나 설명, 견해 쓰기 등으로 넘어갈 수 없다. 따라서 짧은 글을 읽고 나서는 반드시 핵심 내용을 200~300자로 요약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덧붙여 손 글씨를 반듯하게 쓰는 연습도 강조하고 싶다. 채점자는 수험생이 직접 손으로 작성하여 제출한 답안을 읽고 점수를 매기는데, 만약 내용을 정확하게 알아볼 수 없게 악필로 작성된 답안이라면 평가 과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람에게 첫 인상이 중요하듯 답안도 첫 인상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악필이라면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반드시 교정을 해야 한다. 이상의 조언을 참고하여 이번 여름방학을 논술전형 대비 기간으로 충분히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최영신 경희대 평생교육원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