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페인 제조사 자문 의뢰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친 남양주 다산신도시 크레인전도 사고의 원이 규명이 늦어지고 있다.

사고사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비순정부품의 문제성 여부 판단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남양주경찰서는 문제성 여부 검토를 위해 사고가 난 크레인의 인상작업용 기어의 크기와 재질, 형태 등 정보를 스페인 크레인 제조사에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비순정부품’의 문제점에 대해 스페인 제조사에 직접 자문을 의뢰하는 등 사고 경위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검토 결과가 나온 후 책임자를 형사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비순정부품으로 사용된 해당 기어는 크레인의 키를 높이는 인상작업(telescoping)을 할 때 마스트 하부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업체는 사고 이틀 전 이 기어에 문제가 발견되자 철공소에서 자체적으로 비순정부품을 만들어 교체했다.

부품을 교체한 당일 인상작업 중 두 번째 마스트를 올리다 크레인이 부러지며 참변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수사 당국은 해당 부품이 사고의 주원인으로 보고 집중조사 중이다.

경찰은 비순정부품을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수사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판단이 힘들어 크레인 제조사에 검토를 의뢰했다.

사고가 난 크레인은 2008년 스페인에서 생산된 후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사용되다 2014년 한국으로 수입됐다.

경찰은 또 부서진 크레인의 잔해를 원주에 있는 국과수로 옮겨 정밀히 조사하고 있다.

또 부상자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명확히 파악돼야 형사 입건할 대상과 범위가 추려진다”며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오후 4시 4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B9블럭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의 키를 높이는 인상작업(telescoping) 중 기둥이 부러지면서 석모(53)씨 등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이호진기자
▲ 사진=남양주소방서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