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 등 경기도 산하 기관들 '난색'

“경기도 대표도서관을 ‘자유롭고 시끄러운 장소’로 만들고 싶다.” 지난 1일 경기도 대표도서관 건립방향 구상을 위해 일본을 다녀온 남경필 경기지사의 말이다.

대표도서관은 과연 남 지사의 바람대로 기존 도서관과 차별화된 면모를 갖출 수 있을까?

도내 산하기관의 반응은 ‘아니올시다’다.

도 관계자가 밝힌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문화재단의 자료 비치를 통해 일반 도서관과 차별성을 갖겠다”는 입장에 대해 해당 기관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광교 경기융합타운 내 연면적 2만㎡,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의 대표도서관 건립계획을 추진 중이다.

예산 규모는 현재 대표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인 부산·대구·울산·충남 등 7개 광역단체의 평균 예산인 410여 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840억 원에 달한다.

이 사업은 2021년 7월 준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검토 용역이 진행 중이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문화재단 등의 협조로 도(道) 역사·문화 관련 도서자료들을 비치해 이용자들이 일반 도서관에서 접하기 힘든 자료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도내 공공도서관의 운영계획 등을 총괄하는 콘트럴타워 역할 외에도 차별화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같은 도의 기본구상에 대해 관련 기관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분위기다.

경기도박물관의 경우 보관에 주의가 필요한 소장자료를 외부로 반출한 전례가 없으며, 문화재단 또한 발행물을 이미 배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현재 박물관 문헌자료실 등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서자료를 외부 기관에 대여·전시한 경우는 없었다”면서 “경기도 측에서 전시 협조요청을 할 경우 검토해볼 수는 있지만 전례는 없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또한 “재단에서 발간한 문화·역사연구 자료집 등 발행물은 도내 일반 도서관에도 무료·유료로 배포되고 있다”며 “해당 자료들은 대표도서관뿐만 아니라 일반도서관 내에서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구상으로써는 경기도 대표도서관의 차별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도 관계자는 “대표도서관은 시설 보다 기능 자체가 공공도서관과 차별된다. 도내 전체 공공도서관의 콘트롤타워라는 점만으로도 크게 다른 것”이라며 “아직 기본설계 단계라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도민들이 공공도서관에서 접하지 못했던 것을 접할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단계에서 고민해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도서관법 제22조에 따라 광역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지정 또는 설립해야 할 대표도서관의 기능을 2012년 파주 교하도서관에 이어 2015년부터는 수원 선경도서관을 임시 지정해 운영해왔다.

황영민·오정인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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