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비리 사건을 영화화한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 ‘일급기밀’이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BIFAN 집행위원회는 홍기선 감독 특별전 ‘현실을 넘어선 영화:홍기선’을 다음 달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열리는 국제 영화제 기간에 가진다고 20일 밝혔다. 홍 감독은 지난해 12월 영화 ‘일급기밀’ 촬영을 마친 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80년대 서울대 영화 제작 서클 알라셩과 서울영화집단, 장산곶매 등에서 활동하며 독립영화사의 전설적 시작을 열었고, 상업영화계에 들어선 뒤에도 장르적 문법의 영화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1980년대 독립영화의 상징적 작품인 ‘파랑새(1986)’를 비롯해 7편의 장·단편이 상영된다.

비전향 최장기수 김선명의 실화를 다룬 ‘선택(2003)’, 이태원 햄버거 가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극화한 ‘이태원 살인사건(2009)’과 고인의 유작이 된 일급기밀이동료 영화인들에 의해 완성돼 영화제 기간에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일급기밀은 홍 감독의 네 번째 장편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방산 산업 비리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화해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배우 김상경이 사건의 중심인물인 장교역을, 김옥빈이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역을 맡았다. 7월 20일 오후 8시 CGV부천에서 상영된다.

특별전에서는 또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기획으로 1980년대 한국독립영화사의 전설적 작품인 ‘수리세(1984)’와 ‘파랑새(1986)’ 8mm 원본 필름을 국내 최초로 2K 디지털 리마스터링해 공개한다.

앞서 BIFAN 집행위원회는 지난 15일 부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상영작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 작품 수는 58개국 289편(장편 180편·단편 109편)으로 지난해 302편과 비슷한 규모이지만, 한국 작품은 지난해 65편에서 올해 109편(해외 작품 180편)으로 크게 늘었다.

개막작은 이용승 감독의 ‘7호실’로 선정됐으며, 폐막작은 최근 10여 년간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끈 소라치 히데아키의 개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후쿠다 유이치 감독의 ‘은혼’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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