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도문화의전당서 쇼팽 독주회

▲ 사진=경기도문화의전당
“제가 가장 자신있는, 그러면서도 주옥같은 곡들을 모았습니다. 저의 음악을 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피아노계의 젊은 거장 피아니스트 임동혁은 25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의 쇼팽 리사이틀(독주회)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쇼팽 스페셜리스라고도 불리는 그는 특유의 서정적인 해석으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쇼팽을 고른 이유를 ‘가장 관객들에게 노래하기 좋은 연주라서’라고 말한다.

“같은 레퍼토리를 계속해서 연주하는 것은 분명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하죠. 하지만 반대로 보면 분명 편안하면서도 저만의 해석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적은 노력이 들어가는 것도 결코 아니지요”

특히 이번 무대는 그가 지난 3월 직접 고른 그랜드피아노 스타인웨이 D-274로 연주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동혁은 경기도문화의전당이 피아노를 구입할 때 직접 독일에서 9대의 피아노를 타건하고 소리를 감별했다. 단순히 피아노의 음만 고려하지 않고 경기도문화의전당의 공연장 환경을 함께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선우예권, 조성진 등 같은 세대 피아니스트의 약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국사람들만큼 피아노를 포함해 음악을 잘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갑자기 요즘 들어 잘하는 게 아니란 이야기죠. 단지 세상이 더 공평해지고 투명해져서 이제야 부각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다 지금보다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클래식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잘 돼야 합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어설픈 연예인병에 걸린 사람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임동혁은 과거 예민하고 반항적인 이미지가 있다는 세간의 시선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게도 변화가 찾아오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요즘에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저는 스스로 아직 제가 잘났다고,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예전에는 많은 연습량이 성공적인 연주로 직결된다고 믿고 연습에만 매진했지만,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트라우마도 생기고 그날그날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변했는데, 저에 대한 시선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아 그게 조금 부담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큰 무대를 꿈꾸기보단 큰 무대 올랐을 때 성공적인 연주를 하고 싶다는 임동혁. 그는 내년부터 ‘슈베르트’로 독주회를 이어가며 도전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제 유일한 재능은 피아노입니다. 다른 것 중에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죠. 그만해야 할 순간이 찾아올 때 까지, 제가 스스로 성공했다고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피아노로 노래하는 것. 그것이 제 꿈이자 목표입니다”

황호영기자/alex175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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