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양은 사계절이 아름답지만 여름 여행지로 더 각광받는 곳이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산과 계곡이 있고,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닌 다채로운 산나물들이 입맛을 돋운다. 경북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다는 일월산은 영양의 대표 명소다.





-일월산

화창한 날 일월산(1천219m) 일자봉에 오르면 동쪽으로 동해와 울릉도가 보인다. 해와 달이 솟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일월(日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상부에는 일자봉과 월자봉이 마주보고 있는데, 가장 높은 일자봉에서 빼어난 풍경을 감상하면 좋다. 경북 내륙의 대표적인 해돋이 명소로 연초에는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일월산 일출은 영양의 자연 8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동학의 기본경전인 동경개전과 용담유사가 집필된 산으로 알려졌다. 의병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음기가 강해 그믐날 내림굿을 하면 점괘가 신통해진다는 속설이 전해져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참나물과 금죽, 나물취, 더덕, 고사리 등 각종 나물의 맛과 향도 일품이다. ‘새댁이 나물이름 30가지를 모르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산나물이 유명한 지역이다. 해마다 5월이면 일월산 일대에서 영양 산나물 축제가 열린다. 천축사와 황씨부인당 용화사, 용녀선녀탕 등이 있어 어느 등산코스를 선택해도 산행이 지루하지 않다.

산자락에 있는 자생화공원을 둘러봐도 좋다. 일월산과 주변에 자생하는 금낭화, 구절초, 원추리, 벌개미취 등 야생화 64종을 식재했다. 하늘말나리를 포함한 각종 희귀 야생화도 접할 수 있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수하계곡과 반딧불이 생태공원

영양은 수려한 경관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계곡이 많다. 수하계곡은 태백산맥 남쪽의 일월산과 울련산, 금장산에 둘러싸여 흐르는 계곡이다. 장수포천에서 시작해 20여km 가량 이어진다. 다른 계곡보다 폭이 넓고 바닥까지 훤히 보일 만큼 물이 맑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여름이면 동해에서 왕피천을 따라 은어떼가 올라오기도 한다. 계곡 주변에서는 근사한 수석들을 제법 볼 수 있다. 야영이 가능하고 멀지 않은 곳에 청소년 수련마을과 송방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수하계곡 기슭에 자리한 반딧불이 생태공원을 들러도 좋다. 이 일대는 국내 최대 반딧불이 서식지로 알려졌다. 반딧불이는 1급수 계곡물에서 자라는 다슬기를 먹고 산다. 폐교된 수하 분교를 생태학교로 탈바꿈시켰다. 도심에서 접하기 힘든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반딧불이를 비롯해 나비와 잠자리, 수생식물, 파충류, 갑충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곤충소리체험관과 반딧불이 자료실·영상실, 체험학습실 등을 갖췄다. 반딧불이천문대를 찾아 별과 반딧불이를 동시에 관찰하는 것도 좋겠다. 낮에는 태양망원경으로 흑점과 홍염을 볼 수 있고, 밤에는 행성과 성운, 은하, 달 관측이 가능하다.

이밖에 백암온천으로 가는 길목에 펼쳐진 본신계곡과 맹동산(812m) 골짜기에서 시작되는 삼의계곡도 놓치기 아까운 명소다. 삼의계곡에는 크고 작은 폭포가 많은데, 물줄기가 마치 사자 입으로 쏟아지는 것 같은 사자암 폭포가 유명하다.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지푸네 마을 일대





- 대티골 숲길

대티골은 자연치유생태마을로 불린다. 이 마을에는 약 7km에 이르는 아름다운 숲길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으며 한적하게 거니는 것도 좋겠다.

가파른 길이 없어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걷기에 좋다. 천천히 걸으면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코스를 달리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쉴 수 있는 나무의자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 숲길은 용화리 윗대티골에서 시작하는 옛국도길(3.5km)을 비롯해 칠밭길(0.9km), 옛마을길(0.8km), 댓골길(1.2km)로 이뤄졌다.

옛마을길은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다. 이 길은 영양 일원면과 봉화 재산면을 잇는 31번 국도였다. 일제강점기 때 강제 동원된 마을 주민들이 길을 만들었다. 새 국도가 생기면서 발길이 뜸해졌고, 대티골 주민들이 정비해 치유의 길로 재탄생시켰다.

칠밭길에는 신갈나무, 생강나무, 개옻나모, 상수리나무 등이 늘어섰다. 노루발, 솔나물, 남산제비꽃, 양지꽃 등 들꽃도 지천에 널렸다. 옛마을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영양군 일월면 용화2리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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