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전기세 20%할인 불구… 낮 12시부터 두 시간만 가동

낮 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간 지난 21일 용인의 한 고등학교.

최근 계속된 폭염으로 인해 운동장은 한산했고 체육관과 교실에서 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체육관 한쪽에서는 여학생들이 더위에 지친 듯 바닥에 앉아, 연신 휴대용 선풍기를 쐬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에어컨 가동은 절실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이 학교는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은 낮 12시에서 오후 2시까지만 에어컨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학교측에서는 학생들의 민원이 제기되도 전기세 폭탄이 우려스러워 에어컨 가동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수원의 한 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에어컨이 10년이 다 되다보니 가동은 되지만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벽걸이 선풍기와 학생들의 휴대용 선풍기가 합심해 교실의 실내온도를 낮추고 있었다.

22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올해 아이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용 전기요금이 20% 할인됐다. 연중 최대 피크치가 아닌 당월 피크치를 적용해 기본요금을 산정하는 것으로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가 바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에어컨 가동 온도 26도를 지키는 등 전기세를 우려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한 전기세 폭탄에 대한 우려에서다.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오전에도 기온이 올라가다보니 에어컨을 틀어달라는 민원이 있긴하지만 춥다는 학생들도 있어 점심 전에는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용 전기세로 할인을 받는지는 몰랐다. 할인을 받더라도 얼마가 나올지 모르니 낮 최고 기온때만 에어컨을 가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후된 냉방시설도 문제다.

도내 유치원 4천603곳을 비롯, 초등학교 1천227곳, 중학교 619곳, 고등학교 940곳, 특수학교 34곳에는 총 18만9천404대의 냉난방기가 설치돼 있다.

이 중 내구연한(9년)을 초과한 12년된 냉난방기는 총 18만9천404대 중 2만180대(11%)에 달했으며 13년을 초과한 냉난방기는 9천630대(5%)나 됐다.

학급별로는 초등학교가 8만5천616대 중 1만877대(13%)로 가장 높았으며 고등학교는 5만3천503대 중 4천811대(9%), 중학교는 4만6천483대 중 4천298대(9%), 특수학교는 1천743대 중 176대(10%), 단설유치원이 2천59대 중 18대(1%) 순으로 나타났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내구연한이 9년이라고 해도 사용에 지장이 없는 물품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지난해 1천134억 원을 지원해 노후시설 1만4천531대를 개선했으며 올해도 벌써 428억 원을 지우너해 5천489대를 교체했다. 고장 등 교체 사유가 발생한 것부터 교체해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 사진=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