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도 되지 않은 새끼 오랑우탄 두 마리 등 희귀동물 수십 마리를 여행용 가방에 숨겨 말레이시아-태국 국경을 넘으려던 말레이시아인이 당국에 적발됐다.

23일 말레이시아 일간지 더스타 등에 따르면 태국 당국은 지난 21일 태국 남부 송클라 주 국경 검문소를 통해 오랑우탄 두 마리와 거북 51마리, 미국너구리 6마리를 들여오려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63세 남성을 체포했다.

이 동물들은 여행용 가방과 플라스틱 박스에 숨겨진 채 차에 실려 있었다.

오랑우탄은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섬에만 사는 희귀동물로 세계적 멸종위기종이지만, 사설 동물원에 전시하거나 애완동물로 삼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끊임없이 밀매가 이뤄지고 있다.

오랑우탄과 함께 발견된 거북 51마리도 대부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취약종(Vulnerable)인 인도별거북이었다.

태국 국립공원야생생물보호부(DNP) 당국자는 "피의자는 1천 바트(약 3만3천500원)를 받고 말레이시아 페를리스 주에서 태국 핫야이까지 동물을 운반하는 역할만 맡았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DNP는 오랑우탄 등 압수한 동물들을 태국 내 보호시설에 맡길 예정이다.

태국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각국에서 밀렵된 동물들이 중국과 베트남 등지로 팔려나가는 경유지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은 야생동물 밀매를 꾸준히 단속하고 있지만, 국제 야생동물 보호단체들은 단순 운반역 등 말단들만 붙잡힐 뿐 배후의 큰 손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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