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하면 떠오르는 단어 가운데 축구는 빠지지 않는다. 박지성, 프로축구 K리그 수원삼성, 수원FC, 월드컵 등 축구와 연관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축구수도’라는 표현도 한다. 이러한 외형적인 현상으로 본다면 축구가 수원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그랬다. 하지만 현재는 희석돼 가고 있는 느낌이다. 축구수도의 위상이 추락하는 중심에는 수원삼성이 있다. 꼬집어 말한다면 아마도 2014년 제일기획이 수원삼성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고민 끝에 프로구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수익창출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축구단을 비롯, 야구단, 농구단, 배구단 등 계열사가 육성하던 팀을 모두 제일기획으로 이관시켰다. 하지만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각종 스포츠단은 오히려 맥을 못추고 있다. 물론 기존틀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새로운 시스템 정착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수익창출의 전제조건인 소비자(관중)들의 생각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현상은 선수단의 사기 저하와 비전 상실감으로 경기력이 저하됐고, 자연스럽게 관중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수원시도 예전에는 프로구단이 축구의 수원삼성 뿐이었지만 현재는 축구 수원FC와 야구 kt위즈, 배구 한국전력(남자), 현대건설(여자) 등 다변화돼 있어 오히려 마케팅 등 에서는 상대팀 또는 타 종목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비록 관중 유입도가 수익창출에 기여하는 부문은 구단운영에 그리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단을 평가하는 데는 중요한 척도로 작용한다. 수원 삼성의 최근 4년간 관중 유입 추이를 살펴보면 어느정도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수원삼성은 2015년 경기당 평균 관중 1만3천195명으로 전북현대(1만7천413명)와 FC서울(1만7천172명)에 이어 3위에 올라 외형적으로는 체면치레를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14년도 평균 1만9천608명으로 1위에 올랐던 관중수에 비해 무려 32.7%가 감소했다. 불과 모기업이 바뀐 1년 사이에 30%이상 감소하며 순위도 3위로 추락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반등없이 매년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은 그나마 1만 명이 넘은 1만643명으로 3위는 유지했지만 서울, 전북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더욱이 새로운 시스템에 어느정도 적응했겠다고 판단된 올 시즌 8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 관중수는 9천113명으로 12개팀 중 5위로 추락했다.

경기력 저하, 관중수 감소 등은 자연스럽게 스폰서들의 마음을 떠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심각하다 할 수 있다. 들리는 말로는 축구 용품 등 연간 10억여 원이 넘는 스폰서십을 체결하던 아디다스 조차도 내년도 신규 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단다. 수원삼성이 세계스포츠 용품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아디다스로부터 버림받는다면 그만큼 상품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다. 여기에 수원시민의 독과점 상품이었던 프로축구가 프로야구 kt의 탄생으로 자유시장 경쟁체제로 변화됐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kt의 경우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데뷔한 2015년도 경기당 관중수는 8천964명으로 10개팀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새롭게 탄생한 프로야구팀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2년동안 꼴찌를 면치 못했음에도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의 경우 6월18일 기준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447명으로 나타나 지난해 대비 14% 증가율을 보였다는 점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통신을 기반으로 한 그룹차원의 마케팅과 연고지 시민들과의 스킨십 등에서 좋은 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수원 삼성도 전환점을 찾을수 있는 기회가 있다. 다름 아닌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지분 문제다. 월드컵경기장 지분이 40%였던 수원시가 경기도와 출연지분 변경협약에 따라 내년 3월이면 60%를 갖게 된다. 수원시는 kt 야구단 유치 당시 제공했던 파격적인 조건이 삼성축구단과 축구 팬들에게 상대적 소외감을 제공했다는 지적에 따라 지분 변경이 이뤄지면 어떤 방식으로든지 경기장 운영을 축구단에 이관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수원 삼성은 전환점이 될 이 같은 좋은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과 수익창출도 연고지 시민들의 성원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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