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과 지방분권' 주제 토론회

지방 분권 실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수입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인천사회복지회관 대회의실에서 ‘촛불과 대선 이후, 국민 주권 실현 방안-개헌과 지방 분권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은 “지방자치를 실현하려면 자율적 정책결정권, 예산권, 인사권이 주어져야 한다”며 “지방자치 선거가 시작된 1991년 70%에 달했던 지방 재정 자립도는 50%대까지 하락해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만 심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세 대비 지방세의 비율을 현행 8대 2에서 6대 4로 대폭 높여야 한다”며 “국세인 양도소득세 중 일부를 지방으로 이전하고 지방소비세의 비율을 높이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 교수는 “지방자치의 본질은 각자 자신의 돈으로 스스로 살림을 꾸리도록 하는 데 있다”며 “지방정부가 세목과 세율을 결정할 수 있는 과세권을 가질 수 있게 헌법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자체가 지방세를 조례로 신설하려 하더라도 조세를 반드시 법률에 따라 부과하게 한 헌법 제59조의 ‘조세 법률주의’ 탓에 도입할 수 없다”며 “지방자치의 근간인 자체 수입 확보가 헌법에 막혀 봉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자체도 개인이나 법인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 세원 공유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이러한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헌정 질서의 주인인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개헌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의 논의 결과와 정부 각 부처가 제시하는 개헌 의견들이 모두 공개되어야 한다”며 “국회 특위가 청문회를 여는 데 그치지 않고 전국 순회토론회 등을 개최해 이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헌과 지방 분권에 대해 논의한 이번 토론회는 인천 시민사회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주관하고 살고 싶은 인천네트워크가 주최해 열렸다.

현재 국회 개헌특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하고 내년 2월까지는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송길호기자/sg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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