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영 감독과 독립영화 스타 정하담 주연의 ‘재꽃’이 스크린으로 찾아온다.

재꽃은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아빠를 찾기 위해 열한 살 소녀 ‘해별’(장해금)이 한적한 시골 마을을 찾아오고, 그런 해별이 마음에 쓰이는 비밀을 가진 소녀 ‘하담’(정하담)이 세상으로부터 해별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 담긴 강렬하고 아름다운 드라마다. 2015년 ‘들꽃’과 2016년 ‘스틸 플라워’의 뒤를 잇는 박석영 감독이 전하는 마지막 꽃 시리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는 하담(정하담)에게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아빠를 찾겠다며 자신과 꼭 닮은 열한 살 소녀, 해별(장해금)이 찾아온다. 고요했던 마을은 해별의 등장과 함께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게 된다.

들꽃을 통해 생존을, 스틸 플라워에선 자립하는 20대 청춘의 이야기를, 재꽃에선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연대의 손길을 건넨 박석영 감독은 ‘한국영화의 비범한 미래’로 불리며 차세대 ‘시네아스트’(영화인)로 주목 받고 있다.

박석영 감독의 모든 꽃시리즈에 등장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정하담은 영화에서 아픈 과거를 간직한 채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해별을 친동생처럼 아끼는 시골 소녀 하담으로 분해 잔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다.

재꽃은 개봉 전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새로운 한국예술영화 탄생을 알렸다. 또한 한국영화의 미학적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시선과 도전적인 방식으로 영화적 비전을 보여준 뉴비전상까지 거머쥐는 쾌거를 올렸다. 이어 무주산골영화제 경쟁부문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시사회에서는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이 참석해 관객석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그는 “영화가 끝났음에도 마음 속에 먹먹함이 가시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무슨 말을 하는 게 깊어진 여운을 방해하는 것만 같아 조심스럽다”며 “이토록 먹먹하고 가슴을 후벼 파는 영화를 만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의 수수함을 마주한 것만 같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재꽃 같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뒤에서 열심히 돕겠으니 이처럼 아프고도 아름다운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달라”고 덧붙였다.

재꽃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또다른 해별과 하담에게 건네는 심심한 위로의 메세지가 될 것이다. 오는 7월 6일 개봉.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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