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급식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 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29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 대신 빵과 우유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교육청

29일 오전 11시 30분 인천 남구 A초등학교 정문 앞.

교사들은 무지개떡과 초코우유를 교실로 나르느라 분주했고, 일부 학생들도 함께 무리 지어 빵을 연신 옮겼다.

같은 시각 남동구 B초등학교 정문 앞은 도시락을 싸든 학부모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3학년 아들을 둔 정모(38·여)씨는 “빵만으로는 아이가 허기질 것 같아 김밥과 과일을 싸 왔다”며 전해주고 돌아갔다.

학교급식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한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29일부터 이틀간 총파업을 선언한데 따른 학교 주변 풍경이다.

그러나 파업 일정이 길지 않고, 급식 운영 변경에 따른 대체급식을 실시되면서 현장에서의 별다른 혼란은 없었다.

인천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 등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29일 전체 516교 중 70교가 대체급식을 실시했다.

일선 학교는 재량에 따라 개인 도시락 지참, 빵과 같은 유제품인 대체 식품 지급했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지난주에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지문을 통해 대체급식을 고지했던 터라 각 가정도 파업에 대해 대략 알고 있었고, 학생들에게 5대 영양소를 고루 갖춘 음식을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큰 불편을 겪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체 급식에 따른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간혹 들렸다.

최모(63·여)씨는 “손자가 빵으로는 배고프다고 전화해 열무김치와 계란말이를 준비해 갖고 왔다”고 말했다.

B초등학교 관계자는“일부 학생들이 우유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다는 학교 운영위원회의 의견이 제기돼 원할 경우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이날 4교시 수업을 한 인천 청라고 관계자는 “조리종사원 7명 중 6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내일부터 1학기 2회 고사를 치르는 점 등을 고려해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단축수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조합원 650여명이 참석, 근속수당 5만 원 인상과 무기계약직 정규직화 등 비정규직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파업을 벌였다.

최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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