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천안아산역 2층 위치… 문화공연 등 열려
복합문화 공간 뼘 갤러리 조성… 아마추어 작가 작품 무료 전시

충남 아산에 있는 선문대가 지역과 기업이 함께 발전하는 '주산학(住·産·學) 글로컬 공동체'로 화제가 되고 있다. 선문대는 최근 '주산학' 이념에 입각해 지역과 상생하는 시도를 했다. 전국 최초로 역사내 대학 라운지인 선문글로컬라운지가 그것이다.


▲ 선문글로컬라운지 내부 모습.
◇'선문글로컬라운지'… 카페 같은 공간=선문글로컬라운지는 선문대가 2014년 KTX 천안아산역 2층에 지은 휴게 공간이다. 사람과 사람, 공간과 공간을 잇고 사랑이 머무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라운지는 카페 같은 인테리어로 조성했다. 특히 휴대전화 충전기와 냉·온수기, 대형 TV, 혈압측정기, 안경세척기, 와이파이존 등을 갖췄다. 라운지에서는 스마트폰을 하거나 노트북으로 밀린 업무를 볼 수 있다. 또 진로진학상담소, 문화공연, 평생건강클리닉, 선문대 도서관 이용증 발급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전시회, 회의실, 공연장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 선문글로컬 라운지내 복합문화 예술공간 '뼘 갤러리'
◇복합문화 예술공간 '한 뼘 갤러리'=선문글로컬라운지는 복합문화 예술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라운지 벽은 예술가들의 갤러리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 예술가가 대거 참여해 조성한 '한 뼘 갤러리'는 여행객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고, 주민과 한층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개관 초반에는 중견작가의 그림을 전시했으나 전시공간을 찾지 못하는 아마추어 작가에게 기회를 주고자 전시 방향을 바꿨다. 그 후 다양한 작품들이 한 달 주기로 전시된다. '한 뼘 갤러리'에서는 매월 바뀌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는 '기억수집'을 주제로 한 유화작품이 걸려있다. 박명숙 작가는 '기억수집' 시리즈를 통해 삶의 흔적과 조각을 회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시 작품은 삶의 조각들을 포용한 긍정적 사고의 결과를 표현했다.

다음달에는 새로운 전시인 박정현 작가의 '꽃 사진전'이 시작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작은 꽃 이야기를 초접사로 담았다. 관심은 많이 못 받았지만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을 만날 수 있다.

대관료는 무료이다. 또 신진작가 후원을 위해 선문대가 작품엽서 200장을 만들어 준다. SNS를 이용한 홍보도 같이 한다. 오는 12월까지 전시 일정이 꽉 찼고,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내년 전시를 목표로 예약해야 한다. 이메일(heestory@sunmoon.ac.kr 홍보팀)로 접수하면 된다.


▲ 선문글로컬라운지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선문대학교 학생들.
◇기다림을 기다림… 천안아산역 선문글로컬라운지=서울에서 천안으로 통근하는 이상민(36)씨는 3시간 이상을 이동하는데 쓴다. 2시간은 왕복 지하철과 기차에서 보내고 나머지는 대기시간이다. 기차 기다림이 많아 지루할 만도 한데, 이씨는 이때를 가장 기다린다.

"일과 육아를 하느라 하루 종일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중간에 남는 시간이 아깝다. 그런데 요즘엔 이때가 제일 좋다. 하루 2~30분이지만 독서를 하면서 내 시간을 갖는 게 기쁘다."

그가 기다림을 즐기는 곳은 선문글로컬라운지다. 56㎡(17평) 정도의 하늘색 공간에는 이씨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용객들은 라운지를 나그네의 쉼터나 공짜 단골집이라고 소개한다.

이용시간은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다.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고 공휴일은 휴관이다. 누구나 이용가능하며,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 선문대학교.
◇'주산학 글로컬 공동체' 전도사 선문대학교=선문글로컬라운지는 '주산학(住·産·學) 글로컬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했다. 주산학이란 주민, 산업체, 대학을 의미한다. 선문대는 이 정신에 입각해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선문대는 대학은 글로컬(국제와 현지의 합성어로 지역특성을 살린 세계화) 시대 철학을 비전에 담았다. 대학이 가진 국제적 인프라를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맞춤형 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또 국내 대학 최초로 글로컬 산학협력센터를 세웠다. 센터는 국제변호사와 변리사를 고용해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발 벗고 나선다. 선문대가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법률자문과 현지 조사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활발한 해외진출을 견인하는 건 해외 부총장들이다. 43개국에서 전·현직 대학 총장, 장관, 국회의원, 교수를 위촉했다. 이들은 대학 간 교류 뿐 아니라 코이카 등 해외협력사업 기관과의 국제 프로젝트에서 현지 기관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산학협력 성과가 눈부시다. 국내·외 1천553개 회사와 가족기업을 맺었다. ▶63개 기업 애로기술해결(265개) ▶191개 기업 기술지도(638회) ▶173개 기업 경영자문(720회)을 했다. 특히 154건의 기술이전이나 171건의 사업화는 자본과 개발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큰 호응을 받았다.

지역 봉사도 열심이다. 초·중·고 학생을 위한 영어교육, 방과후 학습, 스키캠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교직원들은 정기후원 기부금을 모아 지역 취약계층에게 '사랑의 연탄 나누기'를 비롯한 여러 활동을 한다. 글로컬 다문화센터에서는 다문화·탈북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감교실, 멘토링 등을 운영 중이다.

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대학의 중요 역할 중 하나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라며 "선문글로컬라운지 운영 외에도 지역기업의 기술개발과 해외진출을 돕고,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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