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13 지방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인천지역 정치권은 벌써부터 선거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자천타천으로 인천시장 선거에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만도 8명이고, 이로 인해 정당별 경선 경쟁에서 치열한 접전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양당 체제로 진행되던 지난 2014년 지방선거의 틀을 깨고 다당 구도로 치러지는 최초의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이야기다.

또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경우 시장선거 등에서 각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지역에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단일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경우에 따라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이라는 공통점에서 서로 일맥상통하는 부문이 있다.

각 당이 내년 지방 선거에 사활을 거는데 는 선거 결과가 차후에 합당이나 정치 연대와 같은 정치적 행보에 밀접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통령 선거와 시장 선거가 치러지는 간격이 1천일을 넘지 않으면 여권 후보가 시장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이 같은 여러 가지 변수 때문에 각 당 시당 관계자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선을 승리로 이끌며 분위기를 탄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인천시장 탈환을 목표로 얼굴이 많이 알려진 거물급 후보들을 대거 추대나 경선에 붙여 승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자유한국당은 인천시장 재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이 반전을 기대하며 출사표를 던질 계획을 모색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친문계’ 박남춘(58)인천시당위원장과 홍미영(61)부평구청장, 김교흥(56)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당위원장 본인과 측근들은 인천시장 출마에 함구하고 있으나 정가에서는 출마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선보다는 추대형식으로 후보가 결정될 경우여야만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박 시당위원장은 인천 출신으로 지지기반이 튼튼하고 해양수산부 장관, 청와대 인사수석 등을 지낸 풍부한 행정경험과 무엇보다도 지역 밀착형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친문계’라는 타이틀이 장점이다. 앞서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유정복 현 시장도 ‘친박계’라는 점을 강조해 인천시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 시당위원장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이점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돼 시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지역 정가에서 바라보고 있다.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김교흥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자천타천으로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근소한 표차이로 아쉽게 패한 한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김 실장도 마찬가지로 지역 내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고, 그 동안 여러번의 선거에 출마한 경험과 뚝심이 인천시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고, 송영길 의원계로 분류돼 조직력과 결집력이 강점이다보니 시장 후보 경선 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대기업이나 정치계에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은 ‘유리천장’이 없어져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이를 반증하듯 추미애 의원과 이혜훈 의원, 심성정 의원이 주요 여야 정당에서 대표를 맡으면서 여성들에 대한 ‘유리천장’을 없애가고 있다.

이제는 지역정가에서도 광역자치단체장에 여성이 한명쯤은 나와야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이 분위기에 힘을 얻은 홍미영 부평구청장도 출마를 시사하고 있어 광역자치단체에도 ‘유리천장’을 깨는 시도가 빛을 볼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에 비해 국회 의석수가 적은 상황에서 당이 현역 국회의원을 단체장 선거를 위해 그만두게 할지 아니면 원외에서 후보를 찾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 도전을 선언한 유정복(60)현 인천시장의 수성을 두고 말들이 많지만,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유 시장외에는 다른 대항마가 없기 때문에 단독후보 출마가 기정사실화 될 것이라는게 당내 분위기다.

문제는 ‘친박계’라는 타이틀이 유 시장을 시장으로 만들어준 큰 힘이 였다고 한다면, 현재는 ‘친박계’라는 멍에가 오히려 짐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유 시장이 어떻게 해쳐나갈지가 딜레마다. 그러나 유 시장의 지난 3년여간의 시정 운영에 대한 평가와 공감대 형성은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인천시의 채무를 거의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것은 가장 큰 치적으로 평가받고 있고, 그동안 모호했던 인천의 정체성 찾기 사업으로 추진한 인천주권찾기는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채무를 갚기 위해 취임 초기부터 진행한 재정건전화 3년 계획으로 무려 2조6천억 원의 부채를 갚았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송도 부지 등 재산매각을 통한 빚 갚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다.

유 시장은 친박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일하는 시장’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가지고 재선을 준비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춘 셈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이 같은 시정운영 능력이 발휘 되면서 유 시장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 했다”면서 “역대 여느 시장들보다 시정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 재선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에선 문병호(57) 전 최고위원과 박우섭(61)남구청장 등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박 청장은 인천시장과 남구청장 3선 도전 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에서는 이학재(52)인천시당위원장이, 정의당에서는 김응호(44)부평구위원장이 시장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길호기자/sgh@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