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는 인천에서도 북한 실향민과 본토박이가 유독 많이 사는 지역이다.

또한 구도심이면서 노인층이 많아 과거에는 보수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동구에 재개발·도시재생 등 사회적 이슈가 생기자 정치권 및 시민단체의 관심과 개입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주민 양극화 현상까지 나타나며 현재는 보수·진보간 경합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동구는 지난 5·6기 두 번의 구청장선거가 보수·진보·무소속의 3자구도로 치러졌는데, 무소속 후보 성향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5기 구청장 선거에서는 보수성향 이환섭 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보수표가 분산, 진보 단일후보였던 조택상 현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당선됐다.

반대로 6기 선거에서는 진보성향 전용철 전 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자유한국당의 현 이흥수 구청장이 당선됐다.

다만 아직까지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출마할 인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후보자와 관련된 변수는 정의당 당적시절 두 차례나 진보 단일후보로 구청장 선거에 나와 1승1패를 했던 조택상 중·동·옹진·강화지역위원장의 거취다.

지난해 당적을 민주당으로 바꾸고 4개 군구를 책임지는 지역위원장이 된 지금 또다시 구청장 후보로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있고, 이번에는 두 번이나 양보했던 원조 민주당원에게 출마기회를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당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흘러 나오고 있다.

또한 21대 총선 준비와 내년 지방선거를 총 지휘해야 하는 위치인 만큼 불출마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외 제3·4 야당에서는 뚜렷한 출마예정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동구의 내년 구청장선거는 결국 조직력과 인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동구지역 민주당원들 사이에는 지난 6대에서 인천시의회 산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허인환 전 의원을 1순위 후보로 꼽는다.

허 전 의원은 2006년 4기 구청장 선거에 (구)열린우리당 후보로 도전했던 경험, 5기 구청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야권단일후보라는 정치적 타협으로 무산된 경험 등이 있다.

오랫동안 많은 준비를 한 만큼 지역 민주당원들은 허 전 의원을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평가한다.

한편, 6기 선거에서 당시 야권연대로 인한 단일화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전용철 전 시의원이 재입당한 상태다.

내년 지방 선거의 출마설이 돌고 있지만, 뚜렷한 활동은 없어 출마여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전 시의원은 지난 번 지방선거에서 후보단일화에 불복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했던 행위가 민주당내에서 해당행위로 해석되는지의 유무가 부담이다.

▶자유한국당

현 이흥수 구청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 시 되고 있다.

평소 현장에서 주민과의 스킨쉽이 많고 주민복지 행정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아동 친화도시’, ‘여성 친화도시’, ‘장학재단 설립’을 주도하며 젊은층을 동구로 유입한다는 공약을 성실히 실천해 지지연령층이 다양하다는 평이다.

특히 재임 중에 최근 개장한 송현시장내 ‘야시장’과 송현근린공원의 ‘하늘생태정원’, 어린이 카페 ‘동구랑스틸랜드’, ‘동인천북광장 야외스케이트장’ 등 소신으로 밀어붙인 사업들이 동구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하며 행정지도자로서의 주민신뢰도 높아졌다.

다만 일에 대한 강한 추진력으로 인해 일부 시민단체와 잦은 마찰이 발생하고, 구의회와도 불협화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배다리에 있는 불법놀이터 철거와 관련, 협의도 없이 철거했다며 시민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인천 기초단체 중 가장 먼저 추진한 ‘구 명칭변경’이 의회의 발목잡기로 인해 멈춰있는 것이 예다.

동구의회 의장인 같은 당 소속 이정옥 비례대표 구의원의 거취에 대해서도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으로 옮겨 구청장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본인은 강하게 부정했다.

이 의장은 보수세력이 대선 때와 같이 계속 분열된 상태로 각자 후보를 내서는 보수필패라고 강조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과 사이가 소원한 이 의장이지만 보수 분열에 의한 공멸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한만큼, 선거를 앞두고는 당 승리를 위해 협력관계를 형성해 당내 조력자 역할을 자청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당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중·동·옹진·강화지역 후보로 출마했던 김회창 지역위원장이 단일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15년 인천광역시 자문위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지방정부연구원 원장인 그는 ‘위장된 지방자치’ ‘탐욕의 정치 사라진 자치’ 등을 발간하고 ‘지방자치 강연’을 하는 지방자치 전문 연구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치개혁으로 주민주권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소신으로 볼 때 지방선거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바른정당·정의당

구청장 도전의 경험이 있는 자유한국당 출신 이환섭씨도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지난 4월에 맡은 인천재향경우회장직에서 경찰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인천 치안협력,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치활동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경우회에서 중요직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지방선거 출마의사가 없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바른정당은 지난 탈당사태가 수습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까지 인천지역위원회를 결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동구는 잇따른 신당 창당에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이탈이 없어 내년 선거를 앞두고 대안후보를 물색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정의당은 동구에서 인지도를 굳혔던 조택상 민주당지역위원장의 탈당 이후 인선 등의 재정비가 안된 상태로 다음달 전당대회를 치루고 나서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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