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천 남구청장 선거는 맹주 없는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우섭 현 인천 남구청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버리고 내년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도전장을 던질 후보자들이 우후죽순 난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현직 시·구의원과 지역사회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 간의 표심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를 1년여 남은 현재 자천타천에 의해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더불어민주당 3명, 자유한국당 4명과 정의당 2명 등 9명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서는 아직까지 출마 의지를 가진 후보가 없다. 남구는 지난 2014년 남구청장 선거에서 특정후보에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1천여 표 차의 박빙 양상을 보였다. 박우섭 현 청장을 제외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재선의 기회를 주지 않은 깐깐한 지역이다. 인천지역의 대표 구도심권인 남구는 주택재개발사업 등 도시재생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노령층이 많은 곳으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정당과 이념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활력을 넣어 줄 인물과 능력에 유권자들의 표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규홍(60) 남구을 지역위원장과 성관실(71) 인천 남구갑 지역위원회 고문, 이영환(76·여) 인천시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출마 예상자들은 그동안 지역과 당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지역에서 치뤄진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 출마하며 지역민에게 인지도를 높여왔다. 이들은 당내 경선에서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박규홍 위원장은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새천년 민주당 사무처장, 인천교통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제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남구을 후보로 출마해 처음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당시 윤상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하긴 했으나 31.48%라는 의미있는 득표를 기록했다. 박 위원장은 다른 후보보다 비교적 젊은 후보군에 속한다. 젊음을 바탕으로 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최대 무기로 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성 고문은 이번 선거를 마지막 기회이자 적기라며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성 고문은 남구청장에 7번째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지난 1994년부터 남구청장에 도전해오고 있는 성 고문의 선거운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제 13·14대 총선과 민선초대 시의원 선거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불운이 지속됐다. 성 고문은 앞선 실패를 교훈 삼아 오랫동안 당내 지지세를 확장해왔다. 제25대 인천호남향우회장을 지내기도 한 성 고문은 호남세력이 결집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영환 시의원도 남구청장에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 중에 선거에 잔뼈가 굵다. 이 의원은 1대 남구 의원과 2·3 시의원을 경험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10년 경선 결과에 불복해 남구청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의원은 여성의 섬세함과 그동안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의원은 광역의회 사상 처음 여성의장으로 여성계와 지방자치의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에서는 최백규(49) 전 남구의회 의장과 남동우 인천시 남구 재향군인회장(67), 이영훈(49) 인천시의원, 이중효(57) 모디스코리아 대표이사가 남구청장 선거 출마 예상 후보자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들은 남구 갑·을 국회의원이 자유한국당 소속인 만큼 지자체와 국회 간 연계된 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5·9 대통령 선거 이후 자유한국당의 지지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지원사격을 받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백규 전 의장은 가장 강력한 남구청장 후보로 거론된다. 최 전 의장은 지난 2009년 새누리당 남구갑 청년위원회장 지회장을 지낸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남구의회 6대 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선거에서 박우섭 현 남구청장과의 양자구도 속 1천200표 차로 아깝게 패배한 최 전 의장은 3년 전 패배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최 전 의장은 당시 초선 구의원으로 젊은 피를 내세우며 지역민에게 표를 호소했다.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남동우 회장 역시 이번 선거에 출마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은 지난 새누리당 경선에서 최 전 의장과 함께 경선 후보로 뛰었다가 탈락했다. 지난 2·3대 남구의원 선거에 출마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는 남 회장은 이번에도 그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믿고 있다. 특히 남 회장은 오랫동안 보훈단체에서 활동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남 회장은 남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를 지낸 행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영훈 시의원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 2010년 남구의원과 2014년 인천시의원으로 당선된 이 시의원은 이번에도 좋은 흐름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경선만 통과한다면 본선에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중효 대표도 자천타천에 의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선거에 전라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10%에 육박하는 득표를 얻으며 선전한 바 있다.

▶정의당·무소속

정의당에서는 문영미(51) 남구의원과 정수영(51) 전 인천시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소수정당 한계를 극복한 3선 여성 구의원으로 지역 여성들로부터 탄탄한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일 잘하는 똑순이로 평가 받고 있다. 정수영 전 의원은 지난 5회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박우섭 현 구청장을 지지했다. 자신은 시의원 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지역에서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정의당은 이번 대선에서 선전했다. 젊은 층에 표심을 공략한다면 예상 밖 결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조민수 전 인천시보디빌딩협회장도 출마를 준비를 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은 남구청 비서실장과 민주평통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청운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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