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인 지역이다.

지난 대선 후 더불어민주당이 진보의 세를 확장해 가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화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강화주민은 거의 없다.

접경지역이란 지리적 위치와 쉽게 변하지 않는 섬주민 특유의 기질 탓으로 ‘한번 보수는 영원한 보수’라고 표현하는 곳이다.

강화군에도 20~25%의 고정 진보표가 존재하지만, 20~25%를 받기 위해 진보의 공천을 받을 경우 두터운 보수층에서 잃게 될 표도 많은 곳이 강화다.

그런 이유로 어느 정당이 누구에게 공천을 줄 것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무소속이 자주 승리하는 이유다.

그동안의 표 분석으로는 보수성향의 후보가 3인 이상이 나와야 진보후보의 승리가 가능하다.

강화에서 당선되기 위해선 강화의 토박이어야 한다.

강화 선거 때 마다 거론되는 후보군들은 모두 강화 토박이다.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인지도일 때는 정예화 된 조직을 갖춘 후보가 당연 유리하다.

강화 토박이들이 많아 조직력에 의한 선거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이상복 현 군수가 당시 최강 조직력을 갖췄던 안덕수 전 국회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유천호 전 군수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안덕수 전 의원과 유천호 전 군수의 대결이었고, 안덕수 전 의원의 조직은 그만큼 막강했다.

지난해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안덕수 전 군수는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배준영 후보를 지원했고, 지역배정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무소속 안상수 국회의원 곁에는 유천호 전 군수가 머물며 선거를 치룬 결과, 안상수 국회의원이 승리하는 반전의 결과가 나왔다.

비록 대리전이었지만 이 후 유천호 전 군수의 조직력이 그만큼 강해 졌음이 증명된 것이다.

이상복 현 군수는 선거 후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을 하지 않은 채로 있다.

주변에서는 당선 후 복당한 안상수 국회의원 곁을 지키고 있는 일등공신 유천호 전 군수가 자유한국당 군수후보 1순위를 굳히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이에 이상복 현 군수는 복당을 통한 경선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무소속 상태에서 출마하게 된다.

이 군수는 주민을 상대로 직접 지지도를 높여가는 전략으로 승부를 결정하고자 행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내에서는 3선의 박승남 군의원을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보수 텃밭인 강화에서 민주당원으로 유일하게 현역 3선을 이어가고 있을 만큼 지역관리를 잘하고 있다.

다만 면적이 넓은 강화군으로 군의원 출신은 본인 선거구가 아닌 곳에서는 인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박 의원은 현재까지는 후보자 부재가 맞지만 그렇다고 집권여당으로서 후보를 안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당락에 관계없이 기회가 된다면 출마할 생각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2012년 군수 보궐선거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던 권태형씨도 얼마 전 치른 대선에서 강화지역 유세를 맡으며 모습을 드러내 내년 출마설이 돌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화에서 시의원과 군수를 거쳤고, 20대 총선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던 유천호 전 군수가 지난 3년간을 준비하며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호불호가 뚜렷해 한번 지지했던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배신하지 않고 늘 곁에 있다고 한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주변사람들이 자신에 차있기도 하다.

수년간 지속돼 이어지고 있는 안덕수 대 유천호 대결 구도로 인한 강화군민들 양극화를 끝내기 위해 안영수 시의원과 재선의 유호룡 군의원을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다.

안 시의원은 최근 들어 군의 각종 행사 및 경조사에 더욱 더 부부가 열심히 참석하고 있다.

유호룡 군의원은 의정활동에 적극적이고 논리적이어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조직력들은 검증되지 않아 본선보다 더 힘들다는 경선의 승리를 어떻게 만들낼지 궁금하다.

야당이 되며 침체돼 있는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유독 후보군이 많아 경선이 곧 흥행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전협의를 통해 후보를 나누던 그동안의 사례가 많아 경선이 없을 가능성이 많다는 견해가 있다.

보수 강세지역인 만큼 내부 다툼만 피하면 무난한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당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게 있다.

집권당임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거나 중도 포기할 경우 예상되는 표 몰림이다.

강화의 진보표가 결코 보수후보에게 가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진보표는 무소속 후보로 넘어가고, 무소속 후보가 정도의 인지도와 지지도까지 갖춘 인물이라면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이상복 현 강화군수는 3년 전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선된 후 무소속을 유지한 상태로 재선에 도전한다.

재임기간 중 이룬 행정치적만으로 당당하게 주민들에게 신임을 묻겠다는 의지다.

한강물 끌어오기 사업으로 가뭄을 극복했고, 석모대교 완성, 도시재생, 종합병원 유치 등 군민들이 인정할 만한 업적이 많다고 자평한다.

특히 그동안 노인복지 등 각종 주민복지사업에 치중하며 주민 삶의 질을 높였다고 자부하고 있다.

현역이란 인지도로 인해 민주당측에서 공천을 제안할 수도 있겠지만, 보수층이 두터운 강화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어 가능성은 없다.

바른정당과 정의당에서는 아직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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