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이 점검한 뒤 문제없다던 절개지에서 아찔한 토사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곳은 “토사유출이 우려된다”는 민원이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돼 군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다.

12일 가평군 등에 따르면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3일 오전 북면 목동리 절개지에서 밀려온 다량의 토사가 인근 도로를 덮쳤다. 다행히 당시 차가 지나지 않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이곳은 지난 5월 말 농지 일부에서 불법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불법으로 땅을 깎고 흙을 2m 이상 쌓아 토사유출이 우려된다는 내용이다.

현장 조사를 벌인 군은 땅 주인이 허가받지 않은 채 개발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쌓은 흙 높이가 대부분 2m 미만이어서 관련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2m 이상 쌓은 구간 역시 2010년 이전 행위라는 이유로 내버려뒀다.

그러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흙을 쌓은 높이가 2m 미만이더라도 인접 토지, 배수 등에 영향을 미치면 즉시 원상 복구하도록 정하고 있다.

결국 지난 2∼3일 가평지역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군이 문제없다던 곳에서 토사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군은 해당 농지를 다시 점검, 뒤늦게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그나마 행정명령 면적도 전체 1만6천500㎡ 가운데 633㎡에 불과했다.

가평군 관계자는 “당시 민원 현장을 점검한 직원을 상대로 관련 법에 따라 처리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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