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SK하이닉스 공장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량 증가로 진행되던 철탑 및 송전선로교체공사가 주민반발에 부딪쳐 차질을 빚으면서 지역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자칫 정전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하이닉스는 생산 차질에 따른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신속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2008년 중국 우시 시의 정전으로 전원 공급 중단 사고가 발생하면서 최대 1천800만불 가량의 생산피해를 입기도 했다.

12일 이천시와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하이닉스 공장증설로 늘어난 전력수요를 대비해 SK건설이 발주하고 ㈜창원기전이 도급을 받아 지난 2월부터 이천∼율현변전소 간 철탑 및 송전선로 교체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는 SK하이닉스가 자체예산 200억 원을 투입해 이 구간 22개 철탑 중 12개를 교체 및 개선하고 오래된 송전선로를 교체하는 사업이다. 오는 11월까지 완료해 전기공급과 함께 한전에 기부채납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구간 중 17번째 철탑이 위치한 청솔마을(부발읍 가좌리 295-22번지 일원) 주민들이 지중화가 아니면 절대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공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고압선 철탑 개량공사에 대해 어떤 통보도 받은 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공사현장 진입에 필요한 마을길 이용도 차단한 상태다.

마을대표 임모 씨는 탄원서를 통해 “공사관계자들이 마을주민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몇몇 주민과 한 것으로 전체 주민의 뜻이 아니다”라며 “신규 케이블 교체로 인해 주민의 건강과 재산권에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건설의 한 관계자는 “해당 공사를 위해 마을도로를 이용하고자 당시 마을대표 유모 씨 및 주민들과 수차례 만나 협의를 거쳤다”며 “지난달 21일 협의를 통해 토지사용승락을 받고 창원기전이 당시 주민들 요구사항인 마을발전기금 및 농작물 피해보상비 등으로 총 1천만원을 다음날인 22일 주민 신모씨 통장으로 지급하고 마을회관 철거 후 원상복구도 해 주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솔마을 대표가 지난달 26일 유모 씨에서 임모 씨로 바뀌면서 마을발전기금 등으로 지급된 1천만 원을 지난달 29일 창원기전에 되돌려 준뒤 철탑증설 반대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청솔마을 한 주민이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 마을 출입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내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오는 21일 마을주민을 비롯해 SK건설, 창원기전 등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웅섭기자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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